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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블로그

글 내용
제목 아기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순간, 절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26주차 700g 태아를 살리기위해 버틴 조기양막파수의 산모, 그 1000시간의 기록.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7-14

내용


 

 

“병원 들어온 지 40일만에 이제 내일이면 퇴원이예요. 내일 퇴원을 앞두고 있어선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렵게 가진 시험관 아기, 그런데, 임신 26주만에 터진 양수, 그때부터 ‘하루만 더 버티자’는 심정으로 견딘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믿음을 준 의료진도, 매일 곁을 지켜준 남편도, 무엇보다 뱃 속에서 버텨준 우리 아기에게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산모에게 오수영 교수는 회진하며 카드를 한 장 내밀었습니다.
 


복이(태명)에게

복이는 조기양막파수로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에 26주 700g으로 입원하여 32주 1.6kg가 되어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복이의 탄생에는 의료진의 도움뿐만 아니라 40일 동안 고위험 침대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고 긴 긴 시간을 버틴 어머니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더욱 건강히 성장하길 바랍니다.

–오수영 드림


“복이가 나중에 커서 사춘기가 되서 말을 안듣거나  (그 무서운) 중 2가 되면 이 카드를 보여주세요. 엄마가 너 낳으려고 이렇게 고생했다고요.”라며 미래의 아이에게 쓴 편지를 산모에게 건넸습니다.

긴 겨울 내내 아기의 생존을 위해 40여일 인내의 시간을 버텨온 복이의 엄마와 아빠는 2015년 3월,
드디어 예쁜 아가를 품에 안는 잊지 못할 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6주차에 갑자기 파열된 양막,
아기의 생존을 위해 기약없는 ‘버팀’이 시작되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던 1월의 어느 날 아침, 산모는 출근할 때부터 이상징후를 느꼈다고 합니다.

“출근을 하는데 배에 통증이 느껴졌어요.  무엇을 잘못 먹었나’하는 생각과 함께 일어서는 순간, 물이 왈칵 쏟아짐을 느꼈습니다. ‘설마’하는 생각이 채 가시기도 전, 출혈을 동반해 또 한 번 물이 쏟아졌고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느끼고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왔습니다. 응급 처치를 하면 금방 퇴원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병원 선생님들이 저에게 건내준 것 다름아닌 수술 동의서였습니다.”

진단은 조기양막파수


 조산은 전체 임신의 약 10%를 차지하며 조기양막파수는 조산의 약 1/3의 원인이다.

그 중 특히 임신28주 이전의 조기양막파수의 산모 및 태아는 고위험군 중의 고위험에 속한다. 양막 파열로 인해 결국 양수 감소증이 생기게 된다. 양수가 없으면 1) 태아의 폐 성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결국 아기를 보호하는 막이 터진 것이기 때문에 2) 태아 감염의 위험이 증가되며, 3) 자궁수축으로 인한 조기진통의 가능성은 물론, 4) 태반조기박리로 인해 응급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상당히 증가된다. 따라서 임신 26주의 조기양막파열의 산모는 언제라도 응급 수술을 들어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응급실에 들어서니 의료진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바로 수술해 아기를 꺼내야 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수술 동의서에 싸인한 후 분만장 수술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아기의 경과를지켜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아기가 자궁 안에서 버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박동도 잘 유지도 되고 있다고. 그래서 일단 수술 대신 자궁수축억제제를 맞으면서 그 날 밤을 견뎠어요.”

자궁수축이 오는 순간 진통으로 조기 출산의 위험이 있고, 30주 미만으로 태어날 경우 아기의 상태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산모는 자궁수축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최대한 임신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를 받았고  의료진과 산모, 남편은 그저 한 마음으로 아기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무사히 버텨주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 번의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하고 일 주일 정도 시간이 경과하자 점점 산모는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어떤 산모들은 약을 아예 안 맞고 버티기도 했다는데, 저는 약이 떨어지면 바로 또 투여를 하시더라고요. 약을 계속 쓰는게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서 왜 써야하고, 언제까지 써야하는지 교수님께 여쭤봤어요.”

오수영 교수는 그런 산모에게 ‘하루의 시간’이 아기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는지 설명했습니다.



“아기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버티는  23주에서 28주 사이의 아기들이 매우 크리티컬한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엄마 자궁 속에서 하루를 버티면 생존율이 2-3%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물론 조기양막파수에서 자궁내 감염의 증거가 있다면 이는 분만을 하여 신생아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염증의 증거가 없다면,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에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조산아의 생존율이 향상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조산아의 후유증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엄마의 자궁에서 하루를 버틸 때마다 예후가 점점 달라지기 때문에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 좋아요. 그러니 잘 버텨야합니다.”라며 끊임없이 용기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 말을 들은 후 산모와 남편은 믿음을 갖고 의료진의 치료에 적극 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록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았지만 뱃 속의 아기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텨냈습니다.선생님들께서 회진 때 마다 “오늘도 잘 해냈으니까, 내일도 잘 버틸겁니다.”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잘 될거다” 라는 말씀을 늘 하셨어요.더 힘들고 어려운 산모와 태아도 많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다보면 아기도 잘 이겨낼거라면서요. 28주가 넘어갈 때는 오수영 교수님이 일기를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힘든 상황도 나중에는 잊어 버릴 수 있으니 잘 기록해서 나중에 아기가 크면 보여주라고요.”



  

오늘도 잘 버텼으니, 내일도 잘 버틸 겁니다.”

26주 700g에서 32주 1.6kg으로 복이가 세상에 태어나다.


누구보다 아기를 위해 버티는 산모를 바라보며 의료진은 응급상황에 대비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모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그리고 분만에 대비해 폐성숙 주사를 투여하며 아기의 폐가 자랄 수 있도록 치료를 했는데요. 하지만 치료에 있어 가장 주의를 기울인 부분은 바로 자궁내 감염이었다고 합니다.

“조기양막파수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태아의 감염입니다. 만약 태아의 감염이 의심되면 가장 크리티컬한 시기인 26주라도
빨리 분만을 하는게 더 낫습니다. 양수가 모두 빠져서 거의 없는 상태로 버티는 동안 혹시 태아가 감염의 증거가 있지 않을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렇게 산모와 남편, 의료진의 고군분투 속에서 6주의 시간이 지났고, 32주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제는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신생아의 예후에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3월 2일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이른 아침의 삼성서울병원 분만장.

드디어 양수없이 마른 땅 같던 엄마의 자궁을 통해 1.6kg의 남자 아기가 태어났고 아기는 40일 동안 자기를 지켜준 엄마에게 보답하려는 듯 울음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후의 치료를 위해 신생아중환자실로 입원했습니다.

“산모의 몸 환경이 임신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수술 등으로 인해 자궁 주변에 유착된 혈관이 발달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출혈이 많아 일반 제왕절개수술보다 더 많은 시간과 주의를 요했습니다만,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아기를 위해 지금까지 견뎌준 산모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뱃 속에서 이 작은 아기도 버티고 있다는 걸 기억하시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산모가 곧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병실을 찾아가보았습니다.



 그 동안 침대에 누워 아기가 좀 더 버텨주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 인내의 시간을 지내온 산모의 표정은 밝고 환했습니다.

남편과 친정 어머니는 신생아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복이를 보러갔다고 했습니다.

“이 곳에 40일 동안 누워있다가 내일 퇴원한다고 생각하니까 만감이 교차해요. 결혼 3년만에 시험관으로 어렵게 가진 아기인데 26주에 응급상황으로 입원했고, 다행히 32주에 건강한 편으로 태어났으니까요. 신생아중환자실에 가보니까 의료진들이 하루만 더 버티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같은 주차인데도 저희 아기보다 먼저 태어난 아기들의 건강이 대부분 더 좋지 않은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저 역시 40일 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갖는 것도 힘들었는데 왜 낳는 것 까지 힘들어야하나.’는 생각에 우울증이 올 뻔했지만, 그 때 옆에 계셨던 산모가 ‘우리 잘 해보자’며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고요. 그분은 이미 퇴원하셨지만 아직도 연락하고 있고, 아기 면회오실 때마다 저에게 들러 응원해주시고 가는데 참 감사해요.”라며 자신도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산모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를 꼭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보다 젊고 저보다 더 나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산모들이 이 시기를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보내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뱃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는 아기를 생각하시면서 잘 견디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26주차에는 전혀 느껴지지 않던 아기의 태동이 30주차에 접어들며 느껴지기 시작하는 순간, 절대 포기하실 수 없다고 다짐했습니다.. 아기의 심장소리가 크게 들릴 때까지 버티신다는 마음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얼마 전부터는 육아 카페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산모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힘든 시기를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음에 의해 이러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이 시간을 산모, 남편, 가족, 의료진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말입니다.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복이는 어느새 교정 주수로 3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출생당시 존재했던 기흉도 치료가 되었고,스스로 숨쉬며, 칼로리 소비와 배변활동도 건강하게 하고 있다는데요.

복이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신생아중환자실의 유혜수 교수는,

“복이 어머니가 처음 입원하셨을 때 출생 후 치료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 면담을 했었어요.
대개 어머니들이 이런 상황이 되면 모두가 엄마탓이라며 죄책감을 가지시는데 저 역시 현재 임신 중이어서 그런지
복이 어머니의 마음을 안심시켜드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8주 이상 되면 출산시 아기들의 예후가 좋고,
여기까지 지켜주신 것만해도 너무 잘 하신 거라고 말씀드렸죠. 24시간 상주하면서 아기를 위해 대기하고 있으니 걱정마시라고요.
특히 복이는 양수가 적어서 감염과 폐성숙이 가장 걱정됐었는데 잘 극복해서 현재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유혜수 교수의 말처럼 복이는 다음주부터 입으로 먹는 연습을 해 스스로 섭취할 수 있게 되면 이제 그토록 기다리던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어렵게 만난 아기이지만,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축하를 받았고, 40여일의 힘든 시간을 통해 가족과 아기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졌기에, 산모는 복이가 정말 ‘우리에게 ‘복(福)’’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긍정의 힘으로 견뎌낸 뜨거운 모성애와 살고자 하는 새 생명의 열망에 대해 경의감을 표하며 복이가 하루빨리 퇴원하는 그날을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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