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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글 내용
제목 문화증후군, 은둔형 외톨이 히끼꼬모리
작성자 김성희 등록일 2010-10-25

내용

<문화증후군, 은둔형 외톨이 히끼꼬모리>
전홍진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얼마 전 한 젊은 남성이 부모와 함께 진료실로 내원하였다. 부모는 아들이 은둔형 외톨이인지 궁금해서 왔다고 내원한 이유를 밝혔다. 대학을 중퇴한 이후 2년째 방안에서만 지내고 있으며 자신이 갈만한 직장은 없다며 구직을 원하지 않았다. 자신의 방에서 인터넷으로 심심하지 않게 지내며 외출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처음 방에서 은둔을 시작할 때는 이를 안타깝게 여긴 부모의 권유로 헬스클럽을 다녔다고 했지만 금세 지루함을 느껴 운동도 중단하게 되었고, 본격적인 은둔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 일어나 인터넷으로 세상과 다시 소통을 하는 것이 생활의 일과라고 했다. 이 남성은 집밖을 나갈 이유도, 갈만한 곳도 없다고 하며 자신의 방이 가장 편하다고 했다. 집 밖을 안 나가는 것이 문제라면 내일부터라도 나가 보겠다고 말하며 그 남성은 진료실을 떠났다.
■ 사회문제로써 정부 차원 해결방법 필요 이 남성에게 뚜렷한 정신병적 증상은 없었다. 하지만 극단적인 사회적 위축을 보였으며, 정신병적인 증상은 없더라도 우울감이나 사회공포감, 자신에 대한 부적절감, 자신의 모습을 질책하는 가족들에 대한 경도의 공격성을 보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소위 말하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였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1970년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사회 참여의 폭이 좁아져 취직이나 취학 등 집 바깥의 생활이 없어지는 현상을 히키코모리라 부르며 문화증후군이라고 보고를 한 바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이들로 인한 범죄나 사회적 병폐가 심해져 정부 차원의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보고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그 원인이나 해결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회피적인 태도 진료실을 찾았던 은둔형 외톨이들은 대개 청소년기에 학교와 가정에서 받은 상처에 회피적인 태도를 보였고, 가족들의 간섭에 지쳐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학습능력만을 요구하는 학교생활, 자신을 돌보기에도 바쁜 친구, 주변의 변화에 따라가기만 기대하며 아이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가정환경, 자신의 역할을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날 좀 내버려둬!”라는 이불 속에서의 외침이 아니었을까 한다.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이 싫어져 변화가 필요 없는 세상을 찾아가듯 자신의 방을 그런 세계로 만들어 가는 듯했다. 주변에 은둔형 외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찾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는 주변인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친구로부터 받는 상처가 두려워 친구를 멀리하고 있거나, 학교에서 받는 상처로 배 운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며 등교 거부를 한다든지, 학교에 가서도 자신을 감추기 급급한 학생들이 있다.
■ 사회적 관심 필요 변화가 두려워 스스로를 가둘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다시금 변화를 요구하며 다가 갈 것이 아니라 그들의 두려움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은둔이라는 가면을 따뜻하게 바라보아야 그들도 세상으로의 탈출이라는 또 다른 가면으로, 바꿔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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