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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대표다, 성형외과 문구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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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7

 

2014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2월에 열리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금빛여제 스케이트 선수 이상화와, 현역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전 세계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막바지 경기 준비 소식과 함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정상의 자리에서 실력을 유지하기위해, 그리고 더 나은 기록을 갱신하기위해 스스로 세운 엄격한 틀 안에서 얼마나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을지, 여태껏 공들였던 것보다 얼마나 더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고생하고 있을지 우리는 과연 짐작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유일한 경쟁자가 뿐인 이들의 이름 세 글자 앞에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 세계 의학의 최전선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 성형외과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가는 교수가 있다. 바로 성형외과의 문구현 교수다. 그의 연구실 한쪽 벽에 가득 걸려있는 수많은 연자 명찰만 봐도 그가 얼마나 종횡무진 세계 유수의 학회와 심포지움에 참여하며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바쁘다. 모든 의사가 다 바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간혹 회의나, 회진 혹은 오고가는 복도에서 한 번쯤은 마주치는데 반해, 문구현 교수는 병원 내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문구현 교수를 만나 인터뷰하기까지 꼬박 1 6개월이 걸렸다.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고, 병원 행사에서 만날 때마다 인터뷰 요청을 하는 필자에게 ? , 제가 연락드릴게요라며 무안하지않게 정중히 희망고문을 하던 문구현 교수에게 드디어 인터뷰 확정일자를 받고 찾은 날 역시 수술실에서 막 나온 오후 5시였다.

제가 이런게 익숙치가 않아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앉으세요.’라는 말로 시작된 이야기는 장작 3시간에 걸쳐 흐르고 흘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금껏 진행했던 인터뷰와는 확연히 다른, 주 전문 진료 분야에 대한 소개도, 의학적 성과에 대한 자부도 아닌 의사로서의 철학에 관한 이야기였다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말들에는 국가대표병원에 속한 국가대표로서의 묵직한 희생과 책임, 그 책임감의 무게보다 더한 환자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 속에 어떤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유방암절제 후 재건, 얼굴신경마비, 하지 재건, 피부 재건.

세계 최고의 천공지피판술로 재건성형의 신기록을 세우다.

 

우선 공식적으로 표기된문구현 교수의 주 전문 진료분야는 유방암절제 후 재건, 얼굴신경마비, 하지 재건, 피부암(흑색종) 이다.

크게 보면 재건수술, 즉 질환으로 인한 절제로 손상된 부위를 미용적, 기능적으로 회복시키는 수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세혈관수술에 집중하고 있고요. 유방 재건 수술도, 하지 재건도, 피부 재건 수술 모두 미세혈관수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세혈관 수술이라니, 이 술기가 성형외과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 것일까.

 

유방암 절제 후 재건 수술을 할 때 주로 뱃살을 떼어 재건 하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배의 근육, 즉 복근을 보존하느냐하는 것이예요. 이때 뱃살을 몸에서 완전 분리해낸 다음에 뱃살의 미세한 혈관을 가슴의 혈관과 현미경을 보며 연결해주는 방법을 써야만 복근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요. 또 그 방법 중에서도 복근의 보존 정도가 높아질수록 가는 실 혈관만을 분리해서 채취해야하므로 수술의 난이도가 높아지는데 반면, 환자의 통증은 줄고 기능 손실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거든요.

 

전 세계적으로 복근을 완전히 보존하는 천공지피판수술을 통해 100% 수술을 하는 병원은 매우 희귀하고 국내에서는 유일한데다, 미세혈관 수술 성공율도 해외 유명병원이 98% 이하인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99.5%를 넘는 성공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리병원이 자가조직수술에 있어 국제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예요.


흑색종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기존에는 피부암 진단을 받으면 완전한 종양제거를 위해 그 크기가 작더라도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절단했어요. 그렇지만 성형외과 의사로서 불필요하게 절단하고 희생하는 것들을 최소화하면서 병을 완전히 치료하는게 환자를 위해 더욱 낫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종양 제거 후에 발생한 결손부위에 미세혈관 수술을 통해 적절한 피부살을 옮겨와 이식해 줌으로써 기능적인 회복은 물론, 심미적으로도 회복시켜주는 수술들을 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종양 제거 수술 후 결손 부위를 미세혈관수술을 통해 기능적·심미적으로 최대한 원래의 상태에 가깝게 재건한다는 것이다.


 

문구현 교수의 자가조직 이식술은 성형외과분야의 가장 저명한 잡지에 논문을 수 차례 발표해, 이미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을만큼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일 예로 심장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수술에 이용될 수 있는, 가슴의 혈관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뱃살을 이식하는 유방재건 술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발표 한 바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재건미세수술학회에 수 회 초청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천공지피판술 최신기법에 대해 강의해 큰 호응을 얻고 돌아오기도 했다. 세계 유수 학회에서 러브콜을 보낼만큼, 그는 이미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다.

 

 

()에서 유()를 창조하는 불가능 영역에 대한 도전,

그리고 의사의 모든 혼을 담은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한 작품

 

그런데 사실 재건수술은 2차적인 수술이다. 종양제거 후 환자의 선택에 따라 시행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구현 교수는 진료과를 떠나 의사로서, 완전한 종양제거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환자들이 많은 부분 희생해야했던 것들을 해결해, 보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주목한다.

 

맞아요. 재건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도 환자분들은 이게 좋은 결과인지 나쁜 결과인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손가락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종양제거 후 조금 더 어려운 수술(혈관수술)이 필요합니다.’라고 이해시키는 일이 더 어려울 때도 있죠. 미세혈관 수술자체도 어렵다보니 의사들도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고. 그런데 왜 하느냐…”

 

표정의 변화없이 담담하게 말하던 문구현 교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결국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잖아요. 암을 떼어낸 자리에, 혹은 큰 난치성 상처가 생긴 경우에 살의 결손을 적절한 방법으로 재건을 하면 분명 환자분들도 불필요한 희생을 안하셔도 되고, 빠른 치유를 통한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를 할 수 있고, 더 나은 기능-미용적 결과로 인해 그만큼 삶의 질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그보다 환자에게 더 가치 있는게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자꾸 도전하는거죠.”

 

어려운 것이라고 뭉뚱그려 표현을 했지만, 실제 문구현 교수가 수술하는 미세혈관의 두께는 대개 1~1.5mm이며, 점점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외경이 0.3mm인 혈관도 성공시키고 있다. 문구현 교수가 말하는 어려운 것에 대한 도전은 곧 수술이 가능한 미세혈관의 두께와도 비례하고 이는 환자의 행복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얇은만큼 수술 후 혈관이 막혀 괴사될 가능성도 있고 실패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데다 짧게는 5시간 길게는 하루 종일 수술을 해야만 하는, 이 험난한 개척의 길로 들어선 이유가 뭘까.


성형외과는 예술적인 면이 강해요. 진료과 특성 자체가 다치기 전, 질환을 앓기 전의 원래 상태대로 돌려놓아야하는 불가능한 영역에 도전하는 거거든요. 비정상적으로 변한 것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목표로 도전하는 것이다보니 그 결과에 있어서 결과의 차이가 엄청나게 나요.

 

유방암을 어떻게 떼어낼까?’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유방을 복원하는데, 디자인은 어떻게 할 것인 것, 위치는 어디가 좋은지, 사이즈는 얼마나 할지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해 환자에게 딱 맞게 정성을 들여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는거거든요. 그 결과는 바로 눈으로 보여지고, 전문가도 환자도 쉽게 판단할 수 있어요. ‘이 작품이 잘 된거구나, 아니구나.’를요. 우리도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면 구별할 수 있잖아요. 완성도가 좋고 예술적인 혼이 느껴지는 작품과, 아닌 작품을요.”

 

마지막 비유에서 무릎을 탁 쳤다. 이보다 더 성형외과의 특성을 잘 설명할 수는 없었다.

작품 속의 작가의 혼과 열정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그리고 그 작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지, 우리는 예술작품을 보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은가.

 

어렵죠. 질환 이전의 상태로 최대한 가깝게 돌려놓고, 비정상적이었던 기능을 정상적으로 돌려놓고,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 정말 어렵고 힘들어요. 그렇지만 정말 다이나믹하고 재밌어요. 의사의 시간과 노력, , 지식, 지혜, 경험, 노하우 이 모든 것들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작품이 되고, 그것이 환자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있는 일이 어딨겠어요.

 

그래서일까? 문구현 교수는 자신의 혼신을 다해 창조하는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 수술실에서 사는 교수로 유명하다.


화가가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좋은 작품이 탄생하듯 수술하는 의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성형외과 의사는 수술실에서 모든 승부가 나죠. 남보다 더 오랜시간 땀을 흘리며 수술을 해야 수술 결과가 좋을 수 있어요. 수술이 잘 되야 환자에게 좋은 결과도 가져다주고요. 수술하는 의사가 당연히 수술실에 오랜 시간 있고,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해야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라고 오히려 반문하는 문구현 교수의 말에는 의사로서의 확고한 신념과, 엄격한 기준,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환자에게 세계 최고의 수술을 해 줄 의무가 있는, 나는 국가대표다.

 

새삼 궁금해졌다. 오로지 수술에만 전념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한 여유도 일체 허락하지 않고, 이렇게 죽어라 한 길로 달리는 이유가.

 

가끔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왜 이렇게 달려야하는가. 퇴근 후나 주말에 모임이나 취미생활을 하며 여유를 갖는 사람들도 있죠. 전 일단 주중에 수술을 많이 그리고 오래하니까 에너지 자체가 별로 안남아요.(웃음) 만약에 다른 데 투입될 에너지가 조금이라도 있다? 그럼 그걸 수술할 때 쏟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그래서 주말은 푹쉬며 소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일요일은 아내와 아이들하고 교회다녀와서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될 전투를 준비하죠. 그런데 왜 이렇게 달리느냐.”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문구현 교수는 다시 힘주어 말하기 시작했다.

 

여긴 국가대표 병원이잖아요.”


 

국가대표병원.

 

수많은 의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삼성서울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다, Big4병원이다, 3차 대형병원이다하는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왔지만 이 표현은 그 어느 곳에서도 들어보지 못했기에 그만큼 신선하면서 동시에 당황스러웠다.

 

전 우리 병원이 국가대표병원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역할을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인력과 시스템을 가진 병원에 있는 교수들은 당연히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고요. 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중증 환자분들이 우리 병원에 치료를 받기 위해 오시잖아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료진으로서 그 환자분들 잘 수술하고 치료해서 성적이 좋게 나오죠? 그러면 그 우수한 성과를 논문으로도 내고, 해외학회에서 발표하잖아요.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인 그 경쟁 속에서 인정을 받는 남보다 한 걸음 진보된 결과를 낸다는 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과 같으니, 전 제가, 그리고 우리가 국가대표라고 생각합니다.”

 

문구현 교수는 그제서야 초기의 질문으로 돌아가 답변을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세요. 다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죠? 얼마나 친구도 만나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놀고 싶겠어요. 그렇지만 국가대표니까 세계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사명감으로 하루하루 모든 시간을 운동 하나에만 집중하고, 그 기량을 높이는 거잖아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요구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달려야하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그에 걸맞는 국제적인 위상과, 세계 최전선의 리딩그룹에 서야만 하는 요구가 있는 그런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입니다. 남들하는만큼 하면 어떻게 국가대표라고 할 수 있겠어요. 더 미쳐야죠. 그런데 신기하게 열심히 달리다보니까 어느 순간 앞서 있더라구요. 특히 미세혈관수술 같은 기법은 동양사람들의 섬세한 손기술이 더 뛰어나요. 한국 환자분들의 높은 미적 요구도 미세혈관수술이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되어 주고 있고요.”

 

이 대목에서 문구현 교수는 재밌는 일화를 이야기해줬다.


얼마 전 성형외과 Top 저널에 유방재건 테크닉에 관한 논문을 세계 최초로 발표한 적이 있거든요. 매우 깊은 부분에서 미세혈관을 연결해야하는 고난이도의 테크닉에 관한 논문이었는데, 메이요 클리닉 등 미국의 의료진들이 놀라더라구요. 사람 손으로 그게 가능하냐면서, 인간로봇이 된 것 같다고 말이죠. 계속 단련하고 도전하고 이루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더라구요. 어려우면 계속 해서 안 어렵게 만들고, 또 어려운거 찾아서 안어렵게 만들고. 뿌듯하고 고생한 만큼 결국 환자에게 득이 돌아가니 보람되요.

 

로봇이나 가능한 최소한의 수술 흉터만을 남기고 초미세혈관을 연결하는 수준에까지 다다른 문구현 교수가 그간 수술실에서 얼마나 자신과의 고독하고 혹독한 싸움을 해왔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가 이렇게 한 길에 모든 것을 다 바쳐 내던지는 것이 단지 국가대표 병원에서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일까? 오로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 평생이라는 시간을 한결같이 쏟아 붓겠다 마음먹은 이유가 그것뿐일까?

 

목적 자체가 라면 제가 왜 제 건강, 제 시간, 제 삶의 많은 부분을 희생하며 이렇게 올인하겠어요? 제가 금메달을 목에 걸 생각 없어요. 다만, 전 의사로서 제 환자, 저에게 치료받는 환자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고 싶은 것이 목표에요. 환자에게 더 나은, 더 좋은 수술결과, 이왕이면 세계 최고의 수술 작품을 드려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면 되요. 또 이러한 성취가 조금이나마 전공 학문의 발전에 기여해 그것이 다른 곳 다수의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그 이상 보람될 수 없죠. 메달을 따서 의사로서 인정받고 알려지는 면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다 이차적인 것이고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문구현 교수는 거듭 환자를 위해 전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환자에게 더 좋은 더 나은 수술을 해주다보면, 그게 자연스레 병원의 차별점이 될테고, 그러다보면 국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확고했다. 환자로부터 시작된 모든 것은 결국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믿고 있었다. 신뢰와 희망이 기반된 그만의 소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성형외과의 제2,3의 김연아를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

99.5% 100%로 만드는 날까지 수술실의 사투는 계속된다.

 

그런 그의 환자사랑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24시간을 대기하고, 매일 자다가 한 번씩 깨어 모바일 메신저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아예 갖추어놓았다고 한다.

 

미세혈관 수술 후 2~3일까지가 아주 중요해요. 드물지만 수술 후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행여 막히는 경우가 생기면 바로 조치하고 응급수술을 해야해요. 발생확률이 매우 적지만, 그런 경우를 신속히 해결해야 미세혈관 수술에서 99.5%를 넘는 성공율을 만드는 거예요. 적은 확률이지만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철저한 노력이 있어야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될거라 믿어요.”

그런 특성 때문에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특히 더 신경많이 쓰이는 환자는 모바일 메신저로 더 자세히, 자주 관찰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환자에게 맞는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이런 피판감시시스템은 관련 의료진들이 수평체계로 함께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한다는 데에서도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의 발전에 대단한 의의가 있겠다. 참고로 이러한 피판감시시스템 역시 세계 최초로구축해 성형외과 Top 저널과 세계 학회에 발표했다고 한다.

이렇게 이미 많은 것들을 이루며 세계 무대에서 금메달을 여러 번 딴 대표의사임이 자명한 그에게도 앞으로 목표가 있을까?

 

수술 성공률이 99.5%를 넘었지만, 100%로 만들고 싶어요. 어렵지만 의사에게 어렵고 해로울수록 환자에겐 분명 더 좋을 테니까 더 노력해야죠. 더 큰 목표는 이 길을 가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어요. 그 전까지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만 있으면 제가 죽어라 뛰었는데, 이젠 더 많은 사람들이 뛰어올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성형외과 분야에서도 제2, 3의 김연아 선수가 탄생할 수 있도록이요.”

 

남들이 잘 가지않는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뛰어가고자 한다면 물심양면으로 더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먼저는 앞에서 이끌어주며 나중에는 뒤에서 밀어주고 국가대표에서 아름답게 은퇴하고싶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듣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울렸다

 

감동이었다. 이보다 더 한 표현은 그저 거추장스러울뿐이었다.

뜨거운 감동이 내내 함께였던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일어서는데 연구실 문 앞에 시선을 머물게 하는 사진 한 장 있었다.


저거요? 연수시절 미국 휴스턴에 있는 우주센터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우주선에 탄 저 비행사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떠나는 도전정신, 개척정신이 느껴져서 걸어놨어요.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오늘 문구현 교수와의 인터뷰를 설명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우스갯 소리로 교수님, 아니 이러고 어떻게 사세요?”라고 묻는 내게 문구현 교수는

특유의 수줍은 미소와 함께 답했다.

 

한 번 태어났는데, 한 번 이렇게 살아봐야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인터뷰 이후에도 그는 여전했다. 여전히 병원에서 만나기 힘들었고, 수술실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간간히 해외학회에서 성황리에 초청강연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소식만 들릴 뿐이었다. 여전하다는 것, 쉬워보이는 것 같지만 이미 최고의 자리에 선 이에게는 특히 더 어려운 단어다

 

그를 보며 어떤 이는 삶의 지침으로 삼을 것이고, 어떤이에게는 롤모델이 될 것이며, 어떤이에게는 새로운 행복을 가져다주는 은인이라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최고라 불리우는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그저 수술실에서의 연습뿐이었고, 여전히 환자들이 서 있는 더 높은 정상을 바라보며 지금도 수술실에서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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