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단축키 목록

맨 위로

스포츠의학 자료실


현재 페이지 위치 : 골관절센터 스포츠의학센터 > 스포츠의학 자료실 > 건강정보

건강정보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평생 동반자, 소아청소년과 허 준 교수

3084

2014-09-11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평생 동반자, 소아청소년과 허 준 교수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역사 속 인물 허준은 뛰어난 의술로 박애를 실천한 '의성(醫聖)'이 되고 신분을 극복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최고의 의서 동의보감을 집필하며 당대 최고의 명의로 정평이 나있는 그는 그러나 실제 역사 기록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즉 우리가 허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대부분은 소설과 드라마의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자’라는 목표로 의술과 인술을 실천하는 또 한 명의 허준이 있다.
바로 선천성심질환을 주 진료분야로 하고 있는 허준 교수
다.

 

허준 교수의 캐리커쳐감사의 선물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허준 교수 역시 ‘심장’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곳 어디에서도 그를 만나볼 수 있다.

그 키워드가 ‘선천성심장’일 경우 100%다.

늦은 저녁 로컬 병원과 태아 심장초음파 사진을 보며 협진하는 화상회의에서도, 토요일에 시행되는 고위험 산모 및 태아를 중심으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소아심장외과 의료진이 협진을 하는 <태아심장협진클리닉>에서도, 심지어 순환기내과 교수들만 있을 것 같은 심혈관조영실에서도 허준 교수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아청소년과의 개념에서 한참 확대된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을 주로 마주하는 허준 교수와 함께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질환도, 불치병도 아닌 선천성심장병
그리고 선천성심장병으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부정맥

우선, 허준 교수가 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선천성심장병이란 어떤 질환일까?
선천성이란 단어가 앞에 붙는 질환들은 대개 다른 질환보다 더 심각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 겪는 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선천성 심장병이다. 특히 입술이 파래지고 숨이 가빠서 힘들어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면 선천성 심장병이 마치 불치의 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선천성 심장병은 불치의 병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어린 아이들만의 병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질환이라는 점도 사람들이 곧잘 간과하는 사실이다.

 

이야기하고 있는 허준 교수

 

“제가 주로 보는 질환은 선천성 심장병인데요. 이 안에 성인 선천성 심장병과 그로 인한 부정맥이 포함되고요. 또 선천성 심장병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소아 부정맥 환자도 보고 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은 태아에서 진단해서 출생해서 치료하고 성인이 되어 죽을 때까지 치료와 케어를 해 줘야 하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소아청소년과지만 성인 환자도 보고 있죠.”

선천성 심장병이 어떤 병이냐에 따라 수술 시기와 방법은 다르다.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내과적 시술을 할 수도 있다. 소아청소년과 허준 교수는 다양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을 진단하고 단계별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준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수술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심장병 진단을 받으면 장기 경과에 대한 수술 계획을 잡고, 성장에 따른 인생 계획을 세워 줍니다. 예를 들어 단심실이라는 심장병이 있다면 수술을 기본적으로 3번 하게 됩니다. 태어나서 한번, 6개월 후에 한번, 2살에서 4살 사이에 한번 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이런 수술 계획을 우선 잡습니다. 수술 계획에 따라 수술 전에 준비를 하고 수술 후엔 그에 따른 치료와 관리를 하죠. 또 이 아이가 성장해서 유치원에 갈 때나 학교에 입학할 때 어떤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부모와 의논합니다. 이후에는 남자의 경우 군대는 면제되니 어떤 직업을 가지면 될까 의논을 하고, 여자의 경우 산부인과 상담까지 하게 됩니다.

그런데 선천성 심장병 발견 후 어릴 때 수술을 하더라도 왜 성인이 되어 꾸준히 진료를 하게 되는 걸까? 그 대답 중 하나를 허준 교수의 주 진료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부정맥’이다.

 

모니터를 보고 있는 허준 교수소아 부정맥 엑스레이를 띄운 모니터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한 부정맥 또한 제가 집중해서 보고 있는 질환인데요. 큰 카테고리로 나누면 성인 선천성 심장병 중의 한 부분이죠. 물론 소아 부정맥도 보고 있고요. 부정맥은 말 그대로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질환인데요. 심장병 수술을 했다고 반드시 부정맥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부정맥의 가능성이 있으니까 주의를 해야 하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확인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맥의 증상은 보통 가슴이 두근거린다든지, 가슴 통증이나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이 올 수 있는데요.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은 경미한 부정맥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심장이 정상인 사람에게 부정맥이 온 것보다 예후가 나쁠 수 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성인의 경우에는 평소에도 언제 생길지 모르는 여러 가지 심장 이상을 염두에 둘 것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의 경우 부정맥 증상을 알아차리기는 분명 쉽지 않을 터.

“아이들은 부정맥 증상이 와도 아프거나 이상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아이들이 막 뛰어다니며 놀다가 ‘엄마 나 이상해’ 이렇게만 얘기하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아프다고 표현하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이상한 증상이 느껴지면 그냥 잠시 멈췄다가 또 뛰어다니며 노는 거에요. 부정맥이란 것이 그 순간 증상이 없어지면 또 멀쩡하거든요. 그러니까 엄마들은 아이들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래서 정말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죠.

이처럼 부정맥은 태아 때나 청소년기에 발생할 수도 있고, 선천성 심장병 수술 전후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단순히 가슴이 아프거나 어지러운 정도를 넘어서 증상이 심할 경우 기절을 하기도 하고,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부정맥 치료는 어떻게 할까?

“성인이나 소아나 부정맥의 기본적인 치료는 같습니다. 일차적인 치료는 부정맥 시술을 하게 됩니다. 부정맥은 정상보다 빨리 뛰는 빈맥과 느리게 뛰는 서맥으로 나뉘는데요. 빈맥일 경우 심도자를 통해 혈관으로 관을 집어넣어 빈맥을 일으키는 심장 이상 부위를 찾아내 고주파 전류로 절제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합니다. 그리고 전기쇼크를 주어 빈맥을 멈추게 하는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을 하기도 하고요. 만약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일 경우 전기적 자극을 주면서 심장을 뛰게 하는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주는 시술을 합니다.”

성인이나 소아에서의 부정맥 치료법은 같지만, 어른보다 작은 아이 심장에 똑같은 사이즈의 기기를 삽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소아에서의 부정맥 시술은 더 까다롭고 위험하다고 한다.

“소아용 기기가 따로 제작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습니다. 신생아에게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면 거의 아이의 심장 크기와 비슷합니다. 작은 아이 몸에 들어가 있으니 불룩하게 튀어나와 겉으로 표시가 날 정도죠. 하지만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보다 잘 견딥니다. 아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른보다 적응도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 보면 참 대견하죠.”

 

 

"
뱃 속 태아부터 예순이 넘은 노인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환자군
평생 도와주면서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가 되고 싶어,

 

소아에서의 부정맥과 선천성 심장병, 그리고 성인 선천성 심장병과 그로 인한 부정맥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허준 교수.
​과의 명칭은 소아청소년과지만 진료 분야를 보면 아주 전문적임과 동시에 성인 환자를 계속 진료한다는 점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이야기하고 있는 허준 교수2

 

“환자가 소아청소년과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다 성인이 돼서 내과로 가더라도 의사가 이 질환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진료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런 전문의가 흔치 않다 보니 환자들이 계속 소아청소년과에 다니는 겁니다. 저한테는 예순 넘은 환자분들도 오시는데요. 이제는 병을 나이로 제한하기보다는 어떻게 환자를 관리하느냐로 관점이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병원이 집중하고 있는 질환 중심의 센터화가 바로 이런 거죠.

환자의 질환 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이 돌아가는 ‘의동설(醫動設 : 의사가 환자를 중심으로 돌다) ’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사실 이제 심장병 수술의 성공률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다른 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수술의 성공 여부보다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를 어떻게 평생 도와주면서 같이 갈 것이냐 하는 쪽으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동반자 개념으로 보는 거죠. 환자들의 정신 건강은 어떤지, 운동 능력은 어떤지, 앞으로 학업이나 진로는 어떻게 결정할 건지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병원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비용으로 환산할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나 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데요. 진정한 환자 행복를 위한 진료라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바람직한 길로 가는 거죠.”

삼성서울병원 선천성 심장병 클리닉에서는 환자들이 찾아오면 정신건강에 관한 설문지 평가를 하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하게 한 후에, 다시 평가를 받아 치료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운동 프로그램, 출산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만들어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인생 전반에 관한 토탈 케어를 하고 있다.

이는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면서 생명을 연장하는 삶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삶의 퀄리티를 중요시하는 병원과 의료진의 고민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환자들이 평생 문제없이 치료받고 건강히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것,
여러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 것이 제 단 하나의 목표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허교수의 앞으로 목표가 무엇인지 질문했다.

 

허준 교수 책상에 있는 액자들허준 교수가 참여했던 강좌, 학술회 등의 명찰들

 

“앞으로 성인 선천성 심장병 부정맥 환자가 점점 많아질 겁니다. 왜냐하면 성인 선천성 심장병 수술이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한 게 80년대부터인데요. 그 무렵 수술한 선천성 심장병 환자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부정맥 위험에 노출되니까요. 그런 환자들이 평생 큰 문제없이 치료받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좋은 시스템을 갖춘 센터로 만들고 싶습니다.

 

허준 교수 사진

 

허준 교수는 성인 선천성 심장병과 부정맥, 소아 부정맥 환자의 진료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전문의다. 그만큼 전문성도 필수지만 환자의 평생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로서의 진료 행위, 그 이상의 것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정신 건강일수도, 진로 선택일수도, 결혼 문제일수도, 출산 계획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엔 한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며 동시에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동반자의 마음가짐이 깔려있음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허준 교수가 남긴 마지막 말로 더욱 명확해졌다.

“우리가 사실은 뭐가 중요한지를 잊을 때가 있어요. 요새 우리나라에 성형 열풍만 하더라도 성형을 통해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어느 순간 성형 자체가 목표가 되면서 불행해지잖아요.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치료라는 건 사람을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한 것이 목표인데, 치료 행위 자체에만 너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자, 그것이 제 목표입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