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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명 우울증과 만성 불면(Depression) 출처 우울증센터

내용

우울증과 만성 불면

 52세 중소기업 사장이 외래를 방문하였다. 그는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서 기업을 일으키기까지 숱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남다른 근면함으로 하루에 평균 3-4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해 왔다. 납품을 하기 전에는 직장에서 밤을 새면서 일한 적도 자주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잠이 잘 오지 않고 혼자서 양주를 마시고 자는 날이 많아졌다. 석 달 전에 아들 문제로 부인과 언성을 높인 적이 있었는데 그 뒤부터는 잠이 더욱 오지 않고 술을 먹어도 밤을 꼬박 새우게 되었다. 아침에 출근하기가 싫어지고 해야 할 일들이 엄청난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상에 앉아 있기는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고 멍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결국 아들이 대학 입시에 떨어졌는데 모든 책임이 가정을 돌보지 못한 자신에게 있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죽고 싶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외래에서 본 그는 심한 불면증과 아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척 힘들어했다. 잠이 오지 않아서 수면제를 복용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죽고 싶은 생각이 심하게 들었다. 그는 주요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 집중 치료 후에 그를 짓누르고 있던 과도한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술이나 수면제를 먹지 않고도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석 달 동안 지나온 고통과 불면의 터널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그는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오하이온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 불면이 있는 경우에서 절반은 우울, 불안 등의 정서적인 문제가 발견되는데 이들 중 20%는 우울증으로 진단될 수 있다고 하였다. 우울증이 오면 잠이 들기 어렵고, 중간에 자주 깨며, 깨고 나서는 다시 잠이 잘 오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200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일반인들 중에서 하루에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경우에 7시간 이상 자는 경우보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10-20대의 우울증은 감정 기복을 동반하는 양극성장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잠이 늦게 들고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 밤낮이 뒤바뀌어 버린 상태가 되기 쉽다. 양극성장애에서 오는 우울과 불면은 주요우울증으로 알고 치료하면 오히려 감정 기복이 악화되고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만성적으로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정신건강의 적신호이다. 반드시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우울증에서 잠이 오지 않는 경우에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할 수 있다. 술은 뇌를 억제해서 충동성을 증가시킨다. 술을 마시고 나서 새벽에 잠을 깨면 금단증상으로 우울, 불안, 초조감과 충동성이 동시에 증가한다. 이때 무척 마음이 불안하고 공허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미리 정확한 평가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는 우울증이나 알코올 금단 때문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지고 헤쳐나가기 어려울 것 같은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우리 뇌에서 알코올이 빠져 나가면서 신경계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에는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헛것을 보기도 한다.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져서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기 어렵게 된다.

 한국 사회는 친구나 동료가 기분이 우울하면 술을 사 주면서 위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기분이 심하게 우울하거나 죽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술을 사주기 전에 먼저 수면을 잘 취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분들에게 술을 사주기보다 전문가의 정확한 평가를 받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심각한 자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시점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 홍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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