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개인맞춤치료를 통해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 / 항암치료 명의 / 위암 항암치료 / 대장암 항암치료
등록일 2014.11.27 조회수 8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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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 치료를 통해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다.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

국제보건기구 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난 2월4일 세계 암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세계 암 보고서 2014’(World Cancer Report 2014)에 따르면 2012년 전세계적으로 약 1,400만 명이 암 진단을 받았고, 820만 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또한 보고서는 암의 발생률은 매년 증가하여 약 20년 후에는 매년 2,200만 건의 암이 발병하고 1,3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를 보면 2001년 111,234명이었던 국내 암 발생자 수는 10년 후인 2011년에는 두 배 가까운 218,017명으로 늘었다.

 

이렇듯 국내외에서 발표된 통계 자료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암과 관련하여 좀더 희망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현재의 치료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는 의료진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의 김승태 교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김승태 교수에게서 최근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암 치료법, 항암 치료에 대해 우리가 더 알아야 할 것 등에 대하여 들어 보았다.


김승태교수 사진
 

각 환자의 암세포 특성을 파악해 최적의 항암제를 선별해주는

특화된 개인 맞춤 암치료

 

주변에 암 환자가 없다면 아마도 낯설게 들릴 혈액종양내과는 암의 진단과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진료과로, 항암제를 이용한 암 치료를 담당한다. 혈액종양내과는 혈액내과와 종양내과로 세분화되는데, 혈액내과는 백혈병 등의 혈액 관련 암, 빈혈을 포함하는 혈액 관련 질환 전반을 다루며, 종양내과는 이름 그대로 종양 상태의 암의 진단과 치료를 다룬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이 종양내과의 소관이다. 김승태 교수는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위암, 대장암, 췌담도암, 발생 부위를 알 수 없는 원발부위불명암 등을 진료하고 있다.

 

이 중 김승태 교수가 중점을 두어 연구 중인 분야는 위암과 대장암이다. 위암과 대장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으로, 김승태 교수가 가장 많은 환자를 보게 되는 암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통계와 비교해볼 때 위암은 국내에서의 발병률이 특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의료진이 더 큰 관심과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죠.”

 

IARC의 자료를 살펴 보자면 2012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폐암(전체의 13%), 유방암(11.9%), 대장암(9.7%) 순이었다. 이에 비해 국내의 경우는 갑상선암(68.7%), 위암(44.1%), 대장암(39.0%) 순으로(국가암정보센터 2011년 자료), 위암과 대장암의 비중이 전세계 통계에 비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대장암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며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이 있을 수도 있고요.”

 

국내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은 만큼 효과적인 치료 방안 연구가 절실한 위암, 대장암.

이 두 가지 암에 대해 김승태 교수는 기존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치료를 준비 중이다.

 

“암세포는 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라는 속도가 느린, 비교적 순한 암세포가 있는가 하면, 항암제에도 듣지 않고 빨리 자라는 암세포도 있지요. 같은 위암이라고 하더라도, 20대 여성의 위암과 80대 남성의 위암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동일한 암에 대해 동일한 치료법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항암 치료였다면, 앞으로는 환자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 병원 위암센터와 대장암센터에서는 각 환자마다 암이 갖는 서로 다른 특성을 알아내고, 그에 맞는 차별화된 치료 방법을 찾고 있으며, 조만간 임상에서 시도할 계획입니다.”

 

김 교수가 설명하는 것이 바로 ‘개인 맞춤 치료’다.


진료중인 김승태 교수

 

“암 세포의 특성이 각기 다르다 보니 같은 암환자에게 같은 항암제를 써도 어떤 환자에게는 잘 듣고, 어떤 환자에게는 아무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응이 없다는 것은 암이 계속 진행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항암제는 부작용이 매우 심한 약입니다. 환자에게 효과가 없는 약을 쓰는 건 잘못된 치료죠. 의료진이 특정 환자가 가진 암세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면, 시행착오 없이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제를 선별해줄 수 있습니다.”   

 

최근 자주 듣게 되는 ‘표적치료제’ 역시 개인 맞춤 치료의 한 가지 방법이다. 일반적인 항암제가 정상세포의 활동까지 방해한다면, 표적항암치료제는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암제다. 전체를 통째로 날리는 핵폭탄이 종전의 항암제라면, 목표가 되는 곳만을 파괴하는 유도탄이 표적항암치료제인 것이다. 항암제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널리 활용된 ‘글리벡’이 표적치료제의 시초다. 글리벡 이전에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유일한 치료법은 골수이식이었다. 하지만 골수이식 이후에도 상당수가 재발을 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고통스러운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다. 글리벡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암세포가 갖는 특성(표적 인자)을 발견하고, 그 특성만을 공격하도록 함으로써 부작용의 정도를 대폭 줄이며 환자들이 고통 없이 치료받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표적치료제 적용을 포함하는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일차적인 과제는 암 세포의 특성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것입니다. 이후 분류된 특성에 맞는 치료제를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먼저 위암을 대상으로 암세포의 표적 인자를 찾아내고, 그에 대한 분류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구축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항암제 중 가장 적합한 것들을 매칭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삼성서울병원은 혁신적인 맞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지난 3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조만간 위암 환자의 치료 표적을 찾아주는 개인 맞춤 클리닉을 개설할 계획이다. 개인 맞춤 클리닉은 향후 위암 이외에 분야로도 점차 확대 개설될 계획이다.

 

 

항암 치료의 오해와 진실,

적절한 항암제는 생명유지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돼

 

앞서 언급했듯 대개의 항암제는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의료진은 현재까지 검증된 표준화된 치료 지침과 국내외에서 진행된 임상 시험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여, 환자의 상태, 암의 발발 부위와 치료 방향에 따라 적절한 항암제를 선택하고, 어떠한 용량으로 쓸 지 판단하게 된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 환자들은 의료진을 신뢰하고 선택된 약제와 치료 방식을 따라야 한다. 김승태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항암 치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은 것을 우려한다. 그 중 하나는 암의 경과가 좋지 않을 경우 무조건 ‘센 약’을 요구하는 것이다.

 

“약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고, 환자에게 가장 잘 들을 약을 찾아드리는 게 저희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일입니다. 센 약’을 ‘효과가 좋은 약’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입니다.”

 

김승태 교수는 목적에 따라 암의 치료 방식이 달라야 함을 환자들이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암의 치료는 국소 병변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고, 전신 질환으로서의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는 수술적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고, 전신 치료가 필요할 때는 항암제로 치료해야 합니다. 환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암 치료가 어떤 것인지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야 합니다.”

 

전신 질환으로서 치료에 접근해야 할 경우임에도 부분적인 방사선 치료를 실시하고 고가의 시술료를 받는 곳이 간혹 있기에 김승태 교수의 말을 더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더불어 김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약제나 건강식품으로 암을 치료하려는 시도 역시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김승태 교수

 

“가족이 암에 걸린 분들의 절박한 마음을 악용해 건강 식품의 기능을 부풀려 고가에 판매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자칫하면 환자에게 더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항암 치료와 관련해 자주 오해하는 것 또 하나는 진통제에 대한 것이다. 김승태 교수가 암 환자를 치료하는 원칙 중 하나는 “환자를 아프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 하려는 원칙이다. 이러한 치료의 일환으로 진통제를 쓰는데, 진통제에 대한 환자들의 오해가 심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고 한다.

 

“일부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름에 ‘마약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 때문에 나쁜 것이라 생각하고, 처방을 해도 거부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진통제를 먹으면 성격이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간혹 진통제에 대한 반응이 민감한 분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초기에 정량을 투여했을 때 과도한 효과가 오는 경우가 있지만, 성격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통증을 억지로 견디느라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것이지, 병원에서 처방한 진통제를 쓰는 것은 해가 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항암제 치료 자체에 대하여 편견을 갖고 있는 환자들도 있다. “요즘은 적절한 항암제를 사용하면 환자들이 큰 고통 없이 상당 기간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 고생만 하고 나아지는 게 없다는 편견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느 순간 외래 진료도 발걸음을 끊었다가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응급실에 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편견으로 인해 치료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대개 그렇지만, 항암 치료와 항암제에 관련해서는 특히 많은 오해와 편견이 퍼져 있다. 자신이나 가족이 중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누구라도 판단력이 흐려지고,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에 더더욱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의견을 들은 후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기억해야겠다.

 

 

마지막이라고 생각될 때도 포기하지 말고,

한번쯤 우리 병원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김승태 교수는 다양한 암 치료에 있어 삼성서울병원이 개인별 맞춤 치료를 주도하는 병원이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위암 연구는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의 수준이기 때문에 국내 최고가 되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5년 후에는 우리 병원 환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위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선진적인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여 김승태 교수를 비롯한 암병원 의료진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료중인 김승태 교수

 

우리 병원은 한 질환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다학제 협진체제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의사가 독단적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이 상의를 하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우리 병원의 또다른 강점은 위암의 개인 맞춤 치료 같은 새로운 임상 연구를 시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며 다양한 암환자들을 만나고 진료해 온 김승태 교수에게는 아직도 마음 한구석을 떠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치료가 되어 기뻤던 환자들보다는 반대의 경우로 안타까웠던 환자들이 아직도 많이 생각납니다.” 인턴 시절 처음으로 맡게 된 소아과 혈액종양분과에서 만난 어린 암 환자들. 힘든 병을 앓으면서도 눈물 짓는 엄마를 위로하고, 채혈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 인턴들에게 괜찮으니 다시 하라던 어른스러운 아이들을 보며 가졌던 안타까움은 그가 이후에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하게 되는 동기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병동에서 밤을 새던 레지던트 시절 만났던 또래 간암 환자도 잊을 수 없다.

 

“나이가 비슷해 친구처럼 이야기가 통하던 환자였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함께 휴게실에서 한참을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후에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게 되었죠. 스스로 이제 죽음이 닥쳤다는 것을 깨닫고선 고향으로 떠나며 발길을 떼지 못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간암 치료제들이 개발됐는데, 그 때는 그런 약이 없었던 시절이라 돌이켜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픕니다.”

 

이런 기억들은 김승태 교수가 연구에 매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종양학 분야에서 우리나라에서 뭔가 치고 나가는 연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환자들한테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될 테니까요.” 

 


상담중인 김승태교수

 

환자들이 제게 치료 받은 것을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며,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김승태 교수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암과 싸우고 있을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덧붙인다.

 

“현재 치료 중인 병원에서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우리 병원에 오셔서 의료진의 의견을 들어봐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병원은 항상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는 곳입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마시고, 보호자만이라도 한번쯤 와서 상담을 받아보셨으면 합니다. 모든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일부 환자들에게는 다른 가능성이 열릴 수 있거든요. 그런 경우가 점차 늘어나길 바랍니다.

 

 


김승태 교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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