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과정을 중시하는 대화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1992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 400미터 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한 영국 선수였던 데렉 레드몬드(Derek Redmond) 
이야기를 아시나요?
영국의 육상 유망주로서 이미 예선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라왔기에 결승리그 진출이 어렵지 않았던 그에게 출발 후 170m 지점에서 햄스트링(hamstring)이 파열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갑자기 트랙에 쓰러졌습니다. 응급 치료진들이 달려왔지만 그는 거절하고 끝까지 달릴 것을 결심하지만 몇 발자국을 뛰다가 다시 쓰러지면서도 다시 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때  관중석에 있던 어떤 한 사람이 뛰쳐나와 안전요원들을 물리치고 그를 부축하여 일으키는데 그는 바로 데렉 레드몬드의 아버지 짐 레드몬드였습니다. 아버지는 팔로 아들의 허리를 감싸 부축이고 함께 천천히 달려와 결승선에 이르자 아버지는 손을 놓아 아들이 혼자 결승선을 넘도록 하였습니다. 
아들을 응원하며 힘든 과정을 함께 견뎌주었던 아버지가 있었기에 올림픽 기록을 인정받지는 못하였지만 끝까지 완주하고자 했던 데렉 레드몬드의 바램은 이룰 수 있었습니다.    
 
육상선수 데렉 레드몬드와 그를 부축해주는 아버지의 모습
남들보다 ‘빠르게, 많이, 먼저. 최고’를 강조하는 결과 위주의 사회분위기는 아이들의 사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시험 성적. 각종 경시대회 상장. 각종 운동대회 메달...시험이나 대회가 있는 날에 부모가 가장 먼저 아이에게 묻는 말은 상장과 메달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우승을 했는지 아닌지, 합격했는지 아닌지 입니다. 대답은 두 가지 중의 하나만 할 수 있게 되고 기대하던 결과가 아니면 부모는 아쉬워하며 “다음에 잘하면 되지 뭐...” 라고 위로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위로를 받고 싶은 걸까요? 상을 받거나 우승을 해야지만 ‘잘’하는 걸까요?
 
너무나 하고 싶었던 게임을 참아가며 책상에 앉아 있었고 긴장되는 마음을 견뎌가며 끝까지 집중하려고 애를 썼고 더운 날 땀 흘려가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이 모든 과정이 결과에 가려지곤 합니다.   
 
과정을 중시할 때 비로소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고 그래야 아이만의 장점을 지지해 줄 수 있습니다 
결과중심의 대화에선 두 가지 질문과 한 가지 답변으로 끝이 났다면 
“어떻게 끝까지 시간에 맞춰서 할 수 있었어?” 
“하기 싫은 마음들은 어떻게 견뎠어?” 
등등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아이가 겪었던 일들이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질책이나 위로만 듣고는 침묵했던 아이들이 자신이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꺼내 놓습니다. 
 
결과 중심적인 사회에선 인간이 가진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길든 아이들은 항상 짜인 틀에서 행동하고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고요.  반면, 자신의 노력과 과정에 대해 지지를 받은 아이들은 자신들의 행동 또는 시도 하나하나가 소중함을 인정받게 되는 셈이고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다양한 관심을 두고 다양한 시도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정서지능형 도전정신을 길러주는 힘이 됩니다. 
정서지능형 도전정신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 도전 그 자체를 즐기는 정신을 말합니다. 
실패하더라도 도전과정을 즐기며 재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 자신을 믿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정신이 정서지능형 도전정신의 핵심이지요. 
 
보여 지는 건 다소 엉뚱해 보이고 어설퍼 보일지라도 그 안에 숨은 노력들을 인정하고 함께 지켜봐줄 때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주머니는 
쑥쑥 자라게 됩니다.
 
tip! 상 받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열심히 해서 그린 그림 또는 만들기 작품을 거실 또는 아이 방 한켠에 전시해보세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명과 이름도 붙여주시고요. 다 길러져 있는 화분이 아닌 씨앗을 사서 심어 보세요. 씨앗이 싹이 되고 싹이 줄기와 잎이 되는 과정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결과가 만들어지기 전에 무엇이듯 완성되기 전에는 항상 힘든 과정들을 거친다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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