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김용규 칼럼> 창의성 길러주기(1)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내년부터 전국 3204개 중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자유학기제가 시작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생활 3년 가운데 한 학기를 체험활동과 실습 위주로 수업하며
학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게 하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아이들의 학업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손을 들고 환영하지만 염려되는 것이 하나 있다.
만일 자유학기제를 통해 어렵게 찾은 직업들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사라져버린다면 얼마나 큰 낭패일까?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컴퓨터가 조종하는 '스마트 기계'들이 우리의 일자리들을
재빨리 빼앗아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미’ 그리고 ‘이제 곧’ 인공지능(AI)을 정착한 소프트웨어와
스마트 기계들이 차와 드론 그리고 비행기를 조종을 하고, 요리를 하고, 회계장부를 작성하며, 통역과 번역을 하고,
신문기사를 쓰고, 질병을 진단하며, 수술을 하고, 약을 제조하며, 판례분석과 법률자문 서비스를 하게 된다.
그러면 운전사, 조종사, 요리사, 회계사, 통역사, 번역사, 기자, 약사, 의사, 법률가의 상당수가 실직할 것이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시 아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초밥을 만드는 기계가 계발되어 요리사들을 해외로 몰아내고 있고,
미국에서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셰프 왓슨(Chef Watson)은 요리책을 출간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과 접속하여
그때마다 개인별 맞춤 메뉴와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지오 플루언트라는 스마트폰 앱은 39개국 언어를 동시통역하고,
증권회사의 주식매매는 이미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LA타임즈에서는 지진예보 기사를 컴퓨터가 쓰고 있고,
조지아 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셰에라자드-IF’는 간단한 형식의 소설을 쓴다.

단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기계들과의 일자리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그 기세가 놀랍다.
미국 정보기술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일자리 1/3이 소프트웨어와 로봇, 스마트 기계로
대체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 연구소 소장은 “2030년이면 현존하는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고,
인공 지능 기계장치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약 20억 개의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영국 옥스퍼스 대학 연구소도 20년 후에는 일자리의 1/2을 스마트 기계들이 빼앗아 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예측이지만 뜻하는 바가 간명하고 심각하다. 그것은 지금 중학교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의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도
저임금 노동자나 실업자로 살아갈 확률이 매우 높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일본의 고베대학교 명예교수인 마쓰다 다쿠야는 이런 현상을 ‘제3의 실업파도’라고 규정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18-19세기 산업혁명과 1960년대의 공장의 자동화에 이어 다가온 문명사적 전환이자 위기라는 뜻이다.
나는 이 같이 믿기 어려운 현실을 부모들이 ‘늦기 전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옥스퍼드대학 연구소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로봇이나 컴퓨터는 창조적인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인간은 더 높은 차원에서 창조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제2의 기계시대’를 쓴 MIT의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 교수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념 떠올리기’,
‘큰 틀에서 패턴인식하기’,‘복잡한 형태의 의사소통하기’와 같은 영역에서는
인간이 컴퓨터보다 우위를 보인다며 창의성 교육을 강조했다.

교육을 지식 중심이 아니라 창의성 중심으로 서둘러 바꿔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장 간단한 해법은 정부차원의 전반적인 교육혁신이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당신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처럼 중요하고 시급한 일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창의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필자는 앞으로 몇 차례 걸쳐 ‘큰 비용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도’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약력]
김용규 철학자, 철학/신학전공
- 주요저서 :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웅진지식하우스,
생각의 시대,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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