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도 이 땅에서 살아갈 분명한 이유를 느낍니다. / 2016 한국 뮤코다당증(MPS) 환우회 수기 공모전, 삼성서울병원

"우리 주호는 MPS 2형이에요.
열심히 치료받고 있지만, 자꾸만 젖먹이 아이로 돌아가려 하네요."

뮤코다당증(MPS)
스물한 살 주호를 어린아이로 만들어버리는 나쁜 병.
 
뮤코다당증(이하 MPS)은 몸속 끈적이는 당을 분해하는 필수적 효소가 결핍되어 당이 세포와 조직에 쌓이면서 신체 기능이 점차 손상되는 희귀 유전대사 질환입니다. 뼈와 근육을 굳게 하고, 말을 잃게 하고, 성장이 멈추고, 호흡이 곤란해집니다. 국내에는 약 200여 명의 환자가 있고 90%이상이 삼성서울병원 뮤코 다당증 센터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뮤코 다당증은 결핍되는 효소의 종류에 따라 1형, 2형, 3형, 4형, 6형, 7형으로 나뉘며 각각에 따라 키가 자라지 않고 장기가 비대해지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신체 이상이나 지능 저하, 장기 및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하는 환자와 가족.
그 곁에는 일상적 케어를 담당하는 간호사, 밤낮없이 치료약 개발에 힘쓰는 의사, 그리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말하는 뮤코 다당증 환우회가 있습니다.
 
함께한 지도 어느새 15년.
이미 가족이 되어버린 우리는 2016년을 함께 마무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출품된 40편의 수기가 실린 수기 공모집과 선물들

출품된 40편의 수기가 실린 수기 공모집과 선물들

 조금 더 특별하게. 조금 더 애틋하게. 
11월 29일 열린 2016 뮤코다당증 환우회 수기공모전과 시상식이 그것입니다. 
 

#감동의 뮤코다당증 수기공모전과 시상식


     

서울, 경기, 전남 등 각지에서 올라온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안부 인사로 가득 찬 강당.
뮤코다당증 환자의 대부, 소아청소년과 진동규 교수의 환영사로 시상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환영사 中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소아청소년과 진동규 교수의 모습

환영사 中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소아청소년과 진동규 교수의 모습

“함께 모여 수기공모전 시상식을 하게되어 참 기쁩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1형, 2형, 6형 그리고 6개월 전부터 4형까지 치료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3형과 6형 지방증은 아직 세계적으로 약이 없는데요. 그러나 곧 3형이 나올 것이고 6형 약도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반드시 나올 것입니다.
희망이 있고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초 중국과 베트남에서 MPS 환우들이 와서 약 1년간 함께 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분들은 단 한 번도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기에 희망과 꿈을 가지고 온 환우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길 바랍니다.
 
여러분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만약 해외에 더 안전하고 좋은 치료법이 생기면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가져오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진동규 교수-

진동규 교수는 오늘의 자리를 준비한 환우회와 조성윤 교수, 전문간호사와 전임의에게 감사를 전하며 환영사를 마쳤습니다. 

곧바로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MPS 환우와 그들의 가족, 엄마, 아빠, 형제, 자매의 진솔한 마음을 담은 40 작품이 출품되었고
장려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까지 총 11명의 수상자가 탄생했습니다.

# 수많은 거북이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선생님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연년생 뮤코다당증 환아 형제를 둔 이진영(가명) 엄마의 이야기

아이들이 MPS 진단을 받은 당시, 친언니의 수소문으로 뮤코다당증 환우회를 알게 된 이진영 씨.
“아이들을 키우면서 큰 정보이고 힘이 될 것이다.”라며 적극 지원해준 언니 덕분에, 진영 씨와 남편은 당장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죠.

"두 아이 모두 MPS2를 앓고 있어요.
처음엔 '둘째까지 같은 병이라니 너무 힘들다.' 란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외동이어서 첫째에게만 매달렸으면 더 우울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째를 ‘존재적 기쁨’이라고 부를 정도로요.
아이들이 한 살씩 먹을수록 버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거든요."

-이진영(가명)씨의 인터뷰 中-

지금은 누구보다 환한 미소와 밝은 목소리로 환우 가족들을 맞이하던 그녀지만,
한 번도 감당하기 힘든 절망을 두 번이나 겪어야 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이진영 씨의 수기로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진영(가명) 엄마의 수기> (일부 발췌)

처음 아이들 병을 알았을 때는 아주 긴 터널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이었다.
이제 세상에 태어난 지  3,4년 밖에 되지 않은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 막막했다.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이해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며 소리도 지르고 괴물로 변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보통 4~5년이면 육아가 끝날 텐데 뮤코 다당증을 앓는 우리 아이들은 10살쯤 조금씩 퇴행하여 다시 아기가 된다니 앞날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 거북이들은 어느새 11살과 12살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육아 중이다. 
 
벌써 치료제를 맞은 지 7~8년이 되어간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유지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치료제를 맞고 있지만 아이들의 퇴행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숨소리가 조용해지고 불룩 나왔던 배가 들어가고 멈췄던 키가 다달이 크며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들을 보며 나름의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날이 다시 아이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치료제는 아이들의 건강을 유지해줌이 분명하다. 세상의 수많은 거북이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병원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우리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나중을 위해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희망이 보인다.
 
각자가 마음 상태를 조금만 바꿔보면 우리 아이들의 삶은 세상의 방식이 아닌 아이들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따로 있음을 깨닫게 된다.
조금은 느리고 몸이 불편하더라도 주어진 삶을 잘 감당해낼 수 있도록 우리가 아니 더 나아가 이 사회가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격려해줌으로써 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아이들도 이 땅에 살아갈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잘 알게 된다면 포용해주지 않을까.
주위 시선이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필을 잡았습니다.

21살 뮤코다당증 주호의 엄마 권유숙 씨 이야기

"한 번도 생각을 못해봤어요. 
우리 아기, 주호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현실에만 급급해서 살았으니까요. 
처음 글을 쓰려고 할 땐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되뇌어보니 아픈 것 하나만 힘들었지. 다른 건 예쁘고 좋은 순간들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아프지만 한 생명이 자라나는 순간들이 그 무엇보다 감사해요."

-권유숙 씨의 인터뷰 中-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 참여한 주호 군과 엄마의 모습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 참여한 주호 군과 엄마의 모습

권유숙 씨는 아이와 병을 이겨내면서 가장 큰 힘듦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었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길 하는 마음뿐이라 세상에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분명 뮤코다당증도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 거라고. 많이 알게 되면 포용할 수 있을 거라고.

"겉은 멀쩡한데 속이 병든 사람이 있듯.
겉은 아파 보여도 속은 누구보다 순수한 주호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요."

뮤코다당증 환우와 가족의 이야기를 세상에 대신 전해달라고 말하던 
권유숙 씨의 미소를 기억하며 수기를 전합니다.

<대상을 수상한 주호 엄마 권유숙 씨의 수기> (일부 발췌)

한 살 주호는 울보였습니다. 잘 들리지 않는 세상이 무서웠나 봅니다. 그때 나는 왜 미련하리만큼 무심했을까요.
네 살 주호는 나에게 mps라는 희귀질환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믿기지 않아서인지 덤덤했습니다.
아홉 살 주호는 가을 운동회 때 달리기 반대 표로 뽑혀 활짝 웃으며 여유롭게 1등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때 주호가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흥분해서 큰소리로 남편에게 얘기하고 또 얘기해주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열두 살 주호는 뼈와 근육이 점점 굳어져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버거워졌습니다. 나의 온몸은 두려움으로 떨리고 무서웠습니다.
중학생이 된 주호는 엘라 츠라 제를 주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물한 살 이제는 헌터라제로 바꾸어 주사하고 있습니다. 이 좋은 약을 조금만 더 빨리 주사했더라면 우리 주호는 더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아픈 주호를 알아보고 이해해주며 반겨주던 직장 동료들, 추위에 떨고 있던 주호에게 옷을 벗어 입혀주고 지켜주던 학생들, 여러 번의 수술도 잘 이겨내 주던 주호, 폐렴으로 중환자실에서 손발 꼼짝 못하고, 호흡곤란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헤매던 순간(다시는 널 혼자 두지 않을게. 미안해), 기도와 따뜻한 마음으로 챙겨주시던 많은 분들, 갑자기 큰소리를 내고 때리고 이젠 걷는 것도 힘에 부쳐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니 하루하루 소중하고 감사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지금 나의 왼쪽 심장은 돌덩이로 누른 듯 아픕니다. 내 두 눈엔 서러운 눈물이 뺨을 타고 내립니다. 
그러나 주호가 내 곁에 있으므로 더 겸손할 줄 알고 더 소중함도 알고 더 감사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주호는 엄마 아빠만 엄마 아빠는 주호만 바라보는 우리는 해바라기입니다.

시상식 후 준비된 활동을 즐기는 환우와 가족들

시상식 후 준비된 활동을 즐기는 환우와 가족들

최유진 전문간호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환아의 모습(좌), 행사 후 꼼곰히 의견을 작성하는 보호자의 모습(우)

최유진 전문간호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환아의 모습(좌), 행사 후 꼼곰히 의견을 작성하는 보호자의 모습(우)

10년째 희귀병 환우 모임에서 봉사 중인 삼성 SDS 봉사팀의 모습

10년째 희귀병 환우 모임에서 봉사 중인 삼성 SDS 봉사팀의 모습

우리 MPS 가족들이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편견에 힘겨워하는 모든 환우들이 
낯선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진동규, 조성윤 교수 이하 삼성서울병원은 
한 명이라도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매진하며 달려나가겠습니다.

이진영 어머니의 수기 일부를 마지막으로 전합니다.

"나에겐 사랑스러운 두 거북이가 있다.
느리게 산다는 것…. 그리고, 그것마저 멈춰버릴지 모르는 불안감….
세상의 따가운 시선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지만 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다.
아이들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이 아이들이 없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사랑으로 감사하며 우리 거북이들의 엄마로 산다."

※생명보험사회 공헌재단의 후원으로 삼성서울병원에 국내 최초 뮤코 다당증 센터가 설립되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국 뮤코 다당증 환자들이 편하게 주사를 맞고, 유전자 검사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에 대한 심리 상담도 실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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