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치매의 종류는 그 원인에 따라 분류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매가 50%, 혈관성 치매가 20-30% 정도 차지하며, 그 외 전두측두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6.8~12.8%로, 알츠하이머 치매가 혈관성 치매보다 3-4배가 많습니다. 당뇨병은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서 치매를 일으키는 위험요인이며, 특히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을 경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혈당 관리 및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으로 뇌에 독성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 이 쌓여 뇌세포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치매입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생률은 일반인에 비해 1.5-2배 정도 높습니다.
당뇨병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병인은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 당뇨병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슐린 저항성과 그로 인한 고인슐린혈증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슐린은 뇌에서도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식욕이나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며, 학습과 기억에도 관여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뇌에서의 인슐린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인슐린혈증이 되면 독성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 이 비정상적으로 뇌에 침착 합니다. 그 외에도 당뇨병과 관련된 산화스트레스나 염증반응도 뇌에 독성단백질 침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은 다양한 뇌혈관질환을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뇌혈관 질환들도 알츠하이머병을 촉진시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손상으로 발생하는 치매입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관성 치매의 발병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습니다. 당뇨는 죽상경화성 병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을 좁게함)을 발생시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뇌조직이 손상되면 뇌기능이 저하되어 치매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인자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금연, 절주 등을 생활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뇨병에서 치매를 예방하려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를 6% 미만으로 너무 엄격히 조절하는 것은 노인의 경우 저혈당의 위험이 있으며, 반복적인 저혈당은 뇌병증을 일으켜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에서는 당화혈색소 7% 전후로 저혈당 없이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운동은 뇌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뇌기능 개선 및 치매를 예방하므로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기쓰기, 가계부 쓰기, 그림 그리기, 새로운 것 배우기 (컴퓨터, 악기, 외국어)등 과 같은 두뇌활동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식사는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연어, 등 푸른 생선의 경우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여 뇌 건강에 좋으며, 비타민B, 비타민E, 비타민C, 엽산이 함유된 음식들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이 많은 식품 – 현미밥, 통밀빵, 녹황색 채소, 엽산이 함유된 식품 – 녹색 채소, 견과류, 콩류, 해조류, 과일류 등)
흡연과 과음은 뇌혈관질환 및 치매의 발생을 높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