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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인생의 기쁨이 아니라 아이를 낳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된다면 생식 기간이 지난 황혼기의 사람들에게 성은 아무런 의미와
필요가 없는 것이라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성생활은 있다.
어떤 남녀든 성적으로 특별한 연령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성이 자연스러워야 하듯이 중년과 노년의 성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다. 단 나이가 들면 근력이 약해지고 눈이 어두워지는 것처럼 중년 이후에는 성도 마찬가지로 달라지게 된다. 문제는
젊었을 때의 생각만으로 성의 눈 높이를 20, 30대에 맞춘다는 데 있다.
나이에 따라 성의 눈높이도 변한다
중년 이후 성생활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기에는 호르몬의 작용이 큰 역할을 하며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만성적 성인병이 또한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경우 배란과 월경이라는 주기적인 생리 현상이 40대 접어들면서 변화하기 시작하여 대부분 50대에 이르면 폐경이라는
생리적 과정을 거치게 된다. 폐경이란 난소의 기능이 정지하여 생식의 기능이 종결되는 것을 의미하며, 난소에서 분비하는
에스트라디올이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여성호르몬의 저하는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등의 증가를 가져오며
이와 함께 여성의 외부 생식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질의 위축과 함께 질의 분비물이 줄어들고 골반 근육의 약화가 나타나며
이러한 이유로 부부 관계시 통증을 호소하고 성적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
남성에서는 30대 이후부터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점차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남성에서도 갱년기가
존재하며 그 정도는 여성에 비해 덜하지만 개인차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력의 저하, 우울증, 골다공증 등의 증상이 있으며, 이와 함께 성욕의 감퇴와 발기
부전 등의 성생활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그리하여 발기와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성기에 보다 장시간에 걸친 직접
자극이 필요하고 발기의 단단함 감소와 오르가슴 강도의 저하가 올 수 있으며, 성교 때마다 사정하는 횟수가 줄어 들고
처음 사정한 후 다시 발기가 되어 성 관계를 갖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중년은 성적으로 가장 원숙한 시절이다
중·노년기의 남녀에서 이러한 변화를 정상적인 것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만 하게 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은 이제 성생활은
끝났다고 절망하고 성생활에 부담을 느끼고 회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정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뿐 아니라 더욱 여유를 가지고 성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즉 젊었을 때 조루증으로 고민했던
남성들은 사정의 긴장감이 적어진 덕에 보다 긴 시간의 성교가 가능하게 되며, 또 발기하기 위해 성기에 보다 직접적인
자극이 필요한 경우 새로운 자극 기법을 시도하고 발견함으로써 성생활의 기쁨을 증진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성이 더 좋아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점차적으로 방해 요인이
줄어들면서 젊었을 때는 숨겨야 하고 은밀한 것으로 알았던 성에 대한 욕구와 자유를 새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 키우기나 집안일 같은 시간적 제약이나 부자유, 구속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면서 성을 맞이할 시간과 힘,
여유도 생겨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생의 말년을 맞으면서 좀 더 자연스러운 성 관계를 하기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성생활을 보다 편하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노부부들이야말로 인생에서 성적으로 가장 원숙한 시절을
맞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즐거운 성생활은 부부 의지에 좌우된다
중·노년기의 성생활 장애는 대부분이 자연스러운 성 반응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부부간에 정신적, 육체적 갈등이 생겨난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노화에 의한 신체적인 변화가 실제로 성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보조적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 발기 장애가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과 같은 기질적인 원인에 있는 경우 약물, 보조 기구, 보형물 등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도 갱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성과 같이 호르몬 보충 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비아그라의 경우 그 약효면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으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약물을 치료제가 아닌 회춘제나
정력제로 생각한다는 데 있다. 실제 발기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비아그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보다 강한 성적
만족을 위해 의사의 처방없이 임의대로 남용될 경우 그 부작용은 심각하리라 생각된다.
성에 관한 문제는 배우자끼리 서로 따뜻하고 친밀하게 지내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 많다. 어느 한 사람이 혹은
서로가 성에 대하여 부담을 느끼고 두 사람 사이에 기본적인 상호 존경과 애정이 없다면 가깝고 친밀한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 중·노년기의 바람직한 성생활을 위해 성을 계획하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커다란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는
전적으로 부부 공동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 김종현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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