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신경합병증

최민선(내분비대사내과 의사)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오래 지속된 고혈당이 신경을 손상시켜 이상감각 등을 야기하는 질환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신경병증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감각신경장애로 말초신경계의 손상으로 나타나며 주로 손과 발에서 증상을 보입니다.
잘 조절되지 않은 고혈당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말초신경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합니다. 사지의 가장 말단 부위에서 시작하여 점차 위로 진행하는데, 대개의 경우 손보다는 발과 하지가 먼저 나타나고 증상도 심합니다.

양쪽발가락, 발바닥 등이 대칭적으로 저리고 아픈 통증을 느끼며 특히 밤에 더 심해 지는 경향을 보여 잠을 이루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말초신경병증이 진행되면 양쪽 발은 무감각해지고 발에 가해지는 압력, 온도, 외상에 적절히 반응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발의 모양 변형, 혈관의 문제, 땀의 저하와 더불어 발의 궤양을 만들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심한 경우 족부 괴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단을 위한 검사로 온도, 진동, 전기적 자극 등을 아주 적은 자극부터 점차 강도를 세게 하면서 어느 시점부터 자극을 감지하는지 확인하는 정량적 감각 신경 검사 (CPT: Current Perception Threshold)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치료 원칙은 적극적인 혈당조절과 대증적 치료입니다. 혈당 관리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이고, 1차적 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증상 자체를 완화하기도 하고, 진행을 막을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발 관리를 통해 상처를 예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잘 조절되지 않은 고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그로 인해 자율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며, 우리 몸의 장기 및 여러 가지 기관에 자율신경이 전반적으로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다양한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에서 가장 뚜렷한 자율신경 이상을 보이는 곳은 땀샘, 비뇨기계, 위장관계, 심혈관계 등입니다. 위장관계에 영향을 미쳐서 설사, 소화불량, 배뇨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자율신경 이상은 발기 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심혈관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갑작스런 체위변화에 따른 혈압과 맥박의 반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심혈관계 자율신경병증을 진단하기 위해 체위변동에 따른 심박동수의 변화, 호흡에 의한 맥박의 변화 등을 통해 심혈관계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손상 정도를 보는 자율신경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병증이 있을 경우, 자율신경병증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철저한 혈당관리를 하면서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사고를 예방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