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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Jules Stein Eye Institute,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 at UCLA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11-08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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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임동희

 의대생 시절에는 나도 빨리 의사가 되어 환자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드디어 의사면허를 받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인턴 생활이었지만 꼭 안과의사가 되어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꿈은 나를 지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안과의사’라고 적힌 가운을 받았던 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 속 깊이 다짐했었지만 정신없이 바쁜 전공의 생활 속에 어느새 나는 점점 초심을 잃고 지쳐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내게 우수전공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전공의 수련 기간 중 외국병원 파견을 다녀올 수 있었던 이번 기회는 안과의사로서의 내 삶을 돌아보고 초심을 되찾을 수 있게 해준 새로운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준비과정

 4년차 때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2011년 6월 한 달 간 연수를 다녀오기로 결정하고 3년차 말 무렵부터 연수기관을 정하기 위해 고민하였다. Mayo Clinic 안과의 경우 본원과 이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곳이라 숙소 선정 및 방문 절차가 까다롭지 않았으나 조금 더 다양한 기관으로 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교수님들과 상의 끝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Jules Stein Eye Institute를 방문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곳은 본원의 김윤덕 교수님, 오세열 교수님께서 연수를 다녀오셨던 곳으로 교수님의 소개를 통해 Jules Stein Eye Institute에 있는 교수님들 및 비서에게 연락을 하여 대략적인 일정을 정하였다. 실제 Ju-
les Stein Eye Institute에서 visiting doctor로서의 신분증(ID)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필요한 서류가 많았는데 이 분들의 도움으로 훨씬 수월하게 준비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이 곳의 장점은 연수자가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짤 수 있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연수를 떠나기 전 미리 각 분과의 비서들로부터 외래 및 수술장, 집담회 등의 스케줄을 전달받아 첫 2주간은 녹내장, 안성형, 각막 파트를 돌고 나머지 2주간은 망막, 사시, 신경안과를 돌 수 있게 계획을 하였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로 숙소 선정이었다. 로스앤젤레스가 넓은데다 대중교통이 한국만큼 발달해 있지 않아서 병원에서 먼 곳에 숙소를 얻게 되면 치안이나 이동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가능하면 UCLA 근처의 기숙사나 숙소를 단기간 빌려보려고 하였으나 학생들의 방학 기간과 겹치지 않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여의치가 않았다. 다행히 연수를 떠나기 전 미국에서 열린 ARVO(The Association for Research in Vision and Ophthalmology) 학회에서 만난 UCLA의 외국인 fellow 도움으로 조금 비싸기는 해도 학교 주변의 안전한 위치에 한 달 동안 숙소를 얻을 수 있었다. 연수를 마칠 무렵에야 알게 되었지만 한인타운 내의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저렴한 가격으로 단기간 묵을 수 있는 하숙집들이 있어서 추후 Jules Stein Eye Institute로 연수를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미리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이렇게 한 달 간의 일정을 대략 결정하고 항공권 예약을 한 후 남는 시간 동안 틈틈이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Jules Stein Eye Institute에 있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교수님들의 논문도 읽어보면서 설레는 마음을 달래었다.

연수기관 소개

안과 임동희

 Jules Stein Eye Institute는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 at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대학병원으로 Jules Stein Eye Institute와 Doris Stein Eye Research Center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UCLA 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1966년에 설립된 안과전문병원이다.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매년 발표하는 병원 평가에서 안과 부문 5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미서부 지역에서는 22년간 연속해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전통과 권위가 있는 병원이다. 2010년 현재 41명의 정규 안과전문 faculty 외에도 다른 병원과 진료를 병행하는 31명의 fac-
ulty가 더 있으며 각 분과별로 domestic/international fellow 및 research fellow 제도가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안과 임동희

이를 통해 2010년 현재 7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고 매년 수십~수백편의 SCI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연수기관에서의 생활

 미국 도착 첫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2011년 6월 1일 수요일 오후, 숙소에 도착한 후 짐도 풀지 못한 채 5시 업무 마감 전에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는데 하필 그 날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fellow meet-
ing 이라니! 신분증을 받고 1주차 스케줄에 따라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얼떨결에 참석하게 된 컨퍼런스는 밤 10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준비해 온 환자 증례를 보고하고 실제 진료에 적용한 진단 및 치료 등에 대해 staff 선생님들과 fellow 간의 열띤 대화가 오고갔고, 마침 새로 계획하고 있는 임상 시험의 구상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침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었던 주제라 함께 참여해 의견을 발표했는데, 무척 관심을 보여주시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에 적극 반영하고 싶다고 하셔서 당황스러우면서도 뿌듯했다.

안과 임동희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임상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가 있어서 이러한 연구에 대한 인프라가 참 부러웠다. 다음 날부터 빽빽한 외래와 수술장 참관의 일정이 진행되었다. 이 곳 Jules Stein Eye Institute의 안과 레지던트 및 fellow 들과 함께 일정을 보내게 되었는데, 외래에서 초진을 보거나 수술장에서 수술 보조를 하는 것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미국은 한국에 비해 외래 환자수가 적다고 생각했었는데 각막파트 같은 경우에는 아침 7시 30분에 외래를 시작하였고, 녹내장은 하루에 백 명이 넘는 환자를 보는 등 예상과는 달리 외래가 매우 분주하였다. 하지만 파트별로 4-5개의 진료실을 사용하고, 레지던트와 fellow가 모든 환자의 진료를 먼저 본 후 담당 교수님이 환자를 다시 보는 시스템이어서 외래진료는 효율적이고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외래가 끝난 후에는 항상 진료에 참여한 모든 의료진이 모여 그 날 본 특이한 환자에 대한 토론을 하였고, 이 시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수술은 100% Monitored Anesthesia Care(MAC) 하에서 외래 통원수술로 진행되었고 응급한 경우에만 Ronald Reagan UCLA medical center의 입원실을 예약하여 입원 치료를 하였다.

 또한 이곳 레지던트들의 경우 수련기간 동안 수백례의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되는데 실제 UCLA처럼 큰 대학병원에서는 본인이 직접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주로 지역병원으로 파견을 갈 때에 수술 경험을 쌓는다고 하는 말을 듣고, 전공의로서 적지 않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본원의 교육환경을 떠올리니 이러한 기회를 주시는 교수님들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외에도 본원에서 시행하지 않는 인공각막이식 수술이 인상적이었으며 망막수술이나 각막이식 수술 환자들도 모두 MAC 으로 수술을 진행 후 당일 퇴원을 하는 것이 신기하였다. 비용이나 보험 수가 등을 걱정하지 않고 다양한 수술 기법을 시도해 보고 및 여러가지 기구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은 무척 부러웠으나 환자를 직접 진단하고 치료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본원 안과의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사실이 참 자랑스러웠다.

안과 임동희

 마침 내가 연수를 갔던 6월 말에는 Jules Stein Eye Institute 의 졸업식이 있었다. 열심히 일한 공로와 업적을 기리고 새로운 시작을 함께 축복해 주는 뜻깊은 행사에 visiting doctor로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큰 행운이었다. 3년 간의 안과 수련을 마치는 7명의 레지던트, 그리고 1~2년 간 열심히 일한 16명의 clinical fellow, 13명의 intern-
ational fellow, 그리고 12명의 resear-
ch fellow가 이 뜻깊은 행사의 주인공이었는데 특히 international fellow 중에서는 이미 자국에서 명망 있는 교수이거나 다른 subspecialty 의 학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넓은 경험의 폭을 쌓기 위해 fellowship을 이수한 경우도 있어서 매우 인상 깊었다. 배움의 기회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학문적 발전을 통해 환자와 제자들에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수료 소감을 발표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목표 의식이 다시 마음 속에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유명한 교수님들께서 직접 행사에 참석하셔서 교과서에서만 보던 분들을 직접 만나뵐 기회도 있었는데 그 분들의 좋은 말씀이 지금까지 안과의사로서 살아온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안과의사로서 살아갈 삶을 계획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항상 관심을 보여 주시며 바쁜 시간을 쪼개서 지도해 주셨던 교수님들께서 배움에 뜻이 있다면 언제든 international fellow로 지원하여 다시 오기 바란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였다.

연수를 마치며

 2011년 6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Jules Stein Eye Institute 에서의 연수경험은 내게 안과의사로서 시야를 넓히게 해 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의학적 지식, 시술이나 수술 경험에 있어서는 본원도 미국의 유명한 병원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느꼈으나 여러 이유로 국내에서는 시행될 수 없는 발전된 최신 지견의 실제 임상적 적용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일은 무척이나 가슴 설레고 고무적인 경험이었으며 내가 이 분야의 선구자라는 자긍심으로 새로운 수술기법과 치료방법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창의성은 진정으로 본받을 만한 점이었다. 어느덧 내가 안과의사가 된 이유를 잊고 타성에 젖어 지내온 시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는 좀더 뚜렷한 목표의식을 늘 지니고 생활하겠다고 굳게 다짐하였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연수지 선정 및 준비에 도움을 주시고 든든하게 지원해 주셨던 모든 교수님들과 힘들었을 텐데도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내가 없는 빈자리를 묵묵히 메꿔준 의국 동기, 후배들, 그리고 병원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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