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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UCLA Jules Stein Eye Institute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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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본과 4학년 시절 나의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의 지원으로 싱가포르의 병원으로 한 달간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당시의 해외연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고, 한국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던 나의 견문을 넓혀준 좋은 경험이었다. 이후에 의사면허를 받고 인턴 생활을 지나서, 안과 전공의 생활을 시작한 뒤로 정신 없이 바쁜 생활 속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4년차 전공의가 되면서 우수전공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다시 한번 외국병원으로 파견을 갈 수 있는 감사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미 학생시절 해외연수가 얼마나 새로운 경험과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해주는 지 알고 있었기에 나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준비과정
 2016년 5월 연수를 다녀오기로 결정하고 3년차 말인 2015년 12월부터 연수기관을 정하기 위해 고민하였다. 고민 끝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Jules Stein Eye Institute를 방문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곳은 본원의 김윤덕 교수님, 오세열 교수님께서 연수를 다녀오셨던 곳으로 오세열 교수님의 소개를 통해 Jules Stein Eye Institute에 있는 Joseph L. Demer 교수님 및 비서에게 연락을 하여 대략적인 일정을 정하였다. 실제 Jules Stein Eye Institute에서 visiting doctor로서의 신분증(ID)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필요한 서류가 많았는데 이 분들의 도움으로 훨씬 수월하게 준비 작업을 할 수 있었다. Joseph L. Demer 교수님은 사시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분으로 임상적인 측면 뿐 아니라, MRI를 이용한 외안근에 대한 분석 등으로 다양한 논문과 교과서를 집필하신 분이다. 나는 Demer 교수님의 스케줄을 중심으로 계획하였지만 사시파트 외에도 성형안과, 녹내장, 각막, 망막 등도 골고루 다양하게 경험하기 위하여 나머지 시간에는 돌아가면서 참관하기로 하였다.

 숙소 선정은 air bnb라는 웹사이트를 이용하였고, 비용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치안을 고려하여 UCLA에서 그리 멀지 않은 West Hollywood 지역으로 예약하였다. 출퇴근은 차량을 렌트하여 이용하기로 하였다.

 

 연수기관 소개
 Jules Stein Eye Institute는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 at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대학병원으로 Jules Stein Eye Institute와 Doris Stein Eye Research Center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UCLA 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1966년에 설립된 안과전문병원이다.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매년 발표하는 병원 평가에서 안과 부문 5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미서부 지역에서는 22년간 연속해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전통과 권위가 있는 병원이다. 또한 각 분과별로 domestic/international fellow 및 research fellow 제도가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고 매년 수십~수백편의 SCI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연수기관에서의 생활

  
 

 Jules Stein Eye Institute는 사진에서처럼 Jules Stein building과 Doris Stein building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연수를 갔던 시기에는 Jules Stein building이 리모델링 중이라 사용되지 않고 있었고 Doris Stein building에 진료실, 교수 연구실 등이 운영되고 있었다. 모든 수술은 Edie & Lew Wasserman building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외래는 보통 7시 30분으로 일찍 시작하는 편이었으며 보통 오전 또는 오후 한 타임에 20~30명 정도의 환자들이 예약되어 있었다. 외래 예약 환자 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었지만 진료실에서 환자당 15분 이상씩 진료 및 상담을 하였고, 상담이 길어지거나 검사가 많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30분 가까이 걸리기도 하였다. 특히 사시환자들의 경우, 소아 환자들이 많은데 이 환자들의 시력교정도 교수님이 직접 시행하고 있었고, 심지어 산동제 등의 안약점안까지도 교수님이 직접 하시는 것에 굉장히 놀랐었다. 외래가 끝난 후에는 항상 진료에 참여한 모든 의료진이 모여 그 날 본 특이한 환자에 대한 토론을 하였고, 이 시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외래에서 볼 수 있는 환자들 중 인종의 차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교과서로만 배우고 실제 임상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되어 매우 유익하였다.

 수술은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으나, 한국에서는 아직 많이 보편화되지 않은 펨토세컨 레이저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 참관할 수 있었고, 펨토세컨 레이저를 이용한 각막전부기질층 이식도 처음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30분에는 모든 파트의 의사들이 모이는 Grand Round가 열렸다. 전공의를 대상으로 퀴즈형식의 시험이 먼저 진행되고, 이어서 전공의 세 명이 순서대로 특이한 케이스를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는 교수님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어느 파트 소속이던 상관 없이 케이스 및 강의내용에 대해 질의응답을 하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내가 연수하던 기간 동안에는 나 말고도 인도와 중국에서 각각 한 명씩 international fellow들이 Demer 교수님의 진료 및 수술 참관을 위해 와있었고, 연수기간 내내 자주 만나며 대화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Demer 교수님은 진료가 끝난 뒤에는 항상 연구에 몰두하였다. 항상 연구중인 환자의 MRI촬영을 직접 시행하여 본인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였고, 빛간섭단층촬영을 이용하여 본인의 분야가 아닌 녹내장 파트와 연계된 연구도 진행하고 계셨다. 인상 깊었던 점은 안구의 움직임을 공학적으로 분석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modeling을 위해 UCLA대학의 공과 대학원 학생 두 명이 Demer 교수님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오전 외래가 2시 넘어 끝나느라 점심식사를 못하셨는데도 연구실부터 방문하여 연구미팅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에 비하면 나태했던 나의 전공의 생활에 대해 반성하기도 하였다.

 

 연수를 마치며
 2016년 5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Jules Stein Eye Institute 에서의 연수경험은 내게 안과의사로서 시야를 넓히게 해 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의학적 지식, 시술이나 수술 경험에 있어서는 본원도 미국의 유명한 병원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느꼈으나 여러 이유로 국내에서는 시행될 수 없는 발전된 최신 지견의 실제 임상적 적용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일은 무척이나 가슴 설레고 고무적인 경험이었으며 내가 이 분야의 선구자라는 자긍심으로 새로운 수술기법과 치료방법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창의성은 진정으로 본받을 만한 점이었다. 어느덧 내가 안과의사가 된 이유를 잊고 타성에 젖어 지내온 시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는 좀더 뚜렷한 목표의식을 늘 지니고 생활하겠다고 굳게 다짐하였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연수지 선정 및 준비에 도움을 주시고 든든하게 지원해 주셨던 모든 교수님들과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내가 없는 빈자리를 묵묵히 채워준 의국 동기, 후배들, 그리고 병원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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