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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University of Virginia, Health system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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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외과 전공의 3년 차 오성은입니다. 이번 우수 전공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올해 7월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University of Virginia(UVA), health system에 한 달간 observer로 다녀왔습니다. 제가 방문한 병원은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수도권이라 할 수 있는 버지니아 주의 작은 대학도시인 Charlottesville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 Thomas Jefferson이 설립한 University of Virginia가 이 도시에 있으며,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health system이 세워졌습니다. 조용하고 자연 친화적이며 비교적 안전한 도시입니다. 저가 이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초등학교 시절 2년간을 그곳 Charlottesville에서 보냈고, 그 시기에 몇 번 병원을 방문한 적도 있었기에 미국으로 간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병원에서 저는 우리나라와 상이한 간 기능 부전의 원인으로 이식을 받게 되는 사례들을 접해보고자 Transplant team의 observer를 신청했습니다.

  Transplant team은 매우 다양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교수님부터 병리과, 신장, 소화기내과 교수님 등 많은 교수님들이 자유롭게 오전 7시 반에 열리는 Pre-meeting에 참석하여 입원 중인 환자의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합니다. 인턴, 전공의, 펠로우 및 학생뿐만 아니라 파견 나온 다른 병원 전공의들도 적극적으로 pre-meeting에 참석합니다. 이 미팅에서 가장 돋보였던 점은 전날 당직 팀의 환자 인계입니다.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근무시간으로는 당직을 모두 소화할 수 없기에 physician assistant(PA) 간호사가 많이 배치되어 환자를 나누고 당직을 같이 서게 됩니다. 물론 의사만큼 decision making과 환자 치료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고 결국 교수님께 직접 연락이 가지만, 오랜 경험이 쌓여 작은 문제들은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면역억제제 등 이식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은 약사가 처방에 도움을 주고 있고, 비싼 미국 의료비로 허덕이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social workers도 이 미팅에 참석합니다.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가 환자를 위한 더 좋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니다.

  오전의 pre meeting 이 끝나면 rounding(회진)을 돕니다. 병동 중앙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차트를 보고 환자 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일 당직을 서야 하는 팀이 컴퓨터를 들고 환자 곁으로 가는 bedside 회진을 돕니다. 입원환자 수는 우리 병원의 1/3 정도밖에 되지는 않지만 환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고 계획을 세우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이를 통해 배운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회진이 끝나면 외래 참관을 하거나 수술 참관을 하게 됩니다. 의료비가 비싼 관계로 대부분 입원은 짧게 퇴원은 빨리하는 편이고 가정간호가 잘 되어 있으며, 외래에서는 전화상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환자 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가족회의에 의사가 참여하기도 합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내 가족의 일인 것처럼 잘 챙겨서 설명해 주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새삼 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수술 건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다양한 수술을 참관하고자 했습니다. 주로 간/신장 이식 수술을 참관했으며, 그 외에 다른 외과 수술들도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미국 의사 면허가 없는 관계로 직접 scrub을 서지 못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수술의 적응증은 우리 병원과 미세하게 차이가 나지만 큰 틀은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본원은 정규수술이 많아서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분위기이지만, 미국은 여유 있게 천천히 꼼꼼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트레이닝을 위해 전공의 4년 차 또는 펠로우가 집도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1조수 자리에서 assist 하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일과가 단순해 보여도 모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저녁이 됩니다. 퇴근 후에는 하루 종일 긴장한 탓에 피곤해서 빨리 취침에 들기도 했으나, 적응 후에는 평소에 바빠서 미루어 놓았던 논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쇼핑도 하고 대학로의 맛집도 가보면서 비교적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지금 후기를 작성하면서 회상해보니, 한 달간의 미국 연수 기간은 외국 의사들과 여러 생각을 나누고, 미국 내 수련환경을 직간접적으로 접해볼 수 있었던 매우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외과 의사로서 하게 될 환자 진료와 연구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저희 외과 교수님들과 교육수련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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