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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UC Davis Medical Center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5-09

내용

2007년 4월 한 달간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새크라멘토에 있는 UC Davis Medical Center로 연수를 다녀왔다.
해외 연수의 기회가 주어진 후 여러 병원을 알아보던 중에 마침 소화기내과의 최문석 교수님께서 UC Davis에서 연수를 하고 계셨기에 그곳의 hepatology MD이신 Dr. Mark A. Zern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직접 Dr. Zern에게 이메일로 간단한 자기 소개와 resume를 보내고 그곳에서 한 달간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였다. Dr. zern은 이를 흔쾌히 들어주었으며 GI office에도 연락을 취해주었다.
기초 실험 연구부터 환자 진료까지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새크라멘토에는 지인이 없었기에 처음 숙소를 정할 때 무척 걱정을 하였는데, 미국에 사시는 친척의 소개로 새크라멘토에서 20여 분 떨어진 Rancho Cordova의 한국인 가정에서 한 달간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다. 친절한 집주인이 출퇴근까지 도와주셔서 큰 무리 없이 미국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처음 병원에 도착해서는 최문석 교수님과 Dr. Zern을 만난 후에 GI office로 가서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의 observer로 병원에서 한 달간 연수를 한다는 서류와 신분증을 만들었다. 그리고 직원의 안내로 병원 건물과 사무실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UC Davis Medical Center는 Main hospital과 여러 개의 병원 건물 외에도 시내에 따로 outpatient clinic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병원이었다.
영어에 별로 자신이 없었기에 걱정을 많이 하고 갔는데, 다행히 모두들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마침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fellow 3년차에(미국 GI의 fellowship은 3년 과정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던 Dr. Seo 선생님이 계셔서 그분의 스케줄과 함께 하며 배우게 되었다.
차트 작성 하나에도 완벽을 기해(or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충분하게 배려)
연수는 크게 외래와 컨퍼런스 참관, 내시경실 등 GI lab, 그리고 병실 컨설턴트와 회진 참관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의 외래는 한국과 달리 신환은 1명당 40분, 재진 환자의 경우는 20분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환자 한 명이 방문해 외래 방에서 대기하는 동안 펠로우 선생님과 교수님이 환자의 차트와 lab 등을 보면서 환자를 보기 전에 어떤 환자인지, 그 사이에 실시한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환자를 보러 가서 뭘 확인하고 어떻게 설명해 줄 것인지에 대해 미리 토론을 하는 데에도 약 5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후 환자를 직접 만나고 history taking, physical examination 등을 시행하고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한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환자를 보고 난 이후에 새로 상의해야 할 일들에 대해 논의하고 차트를 작성하였다. 실제적으로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시간이 약 5분에서 10분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한국의 외래 환경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워낙 의료에 관련된 소송이 많다 보니 차트를 매우 자세하게 작성하고, 환자를 refer시킨 1차 의료기관에 환자의 경과에 대한 회신서를 바로 작성하여 보내는 등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내시경 같은 수기를 행할 때에도 역시 환자 한 명당 거의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될 정도로, 어떻게 보면 너무 천천히 진행되었다. 한정된 시간에 매일 예약이 오버되어 시간에 쫓기듯이 환자를 보고 내시경을 하는 국내 현실과 비교하면 딱 시간에 맞춰서 진행하고 정시에 끝내는 점이 무척 부러웠다.
자유롭게 토론하며 최상의 진료를 추구한다
Pathology conference 시에는 방에 모두 모여 내시경을 하고, 궁금했던 환자의 pathology나 다시 리뷰해야 할 환자의 슬라이드 등을 보며 내시경 소견과 맞춰서 서로 자유롭게 얘기를 주고받았다. 또 매주 하나씩 토픽을 정해서 발표를 하였다. Radiology conference도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GI conference 시간에는 흥미로운 환자 케이스를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서로 질문을 하면서 놓친 사항이 없는지 등에 대해 토론을 하였다. 모든 컨퍼런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간단한 식사를 겸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인 병원 생활 자체가 자유로우면서 실용적이었다. 의사들도 편한 복장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서로 물어보고 토론하였다. 교수님과 학생, 레지던트, 펠로우들끼리도 농담을 주고받는 등 편안한 분위기여서 약간 경직되어 있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미국과 한국의 의료 시스템 자체가 다르고 의사와 환자들의 인식 자체도 많은 차이가 있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좋고 나쁘다라고 평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초 실험 연구부터 환자 진료까지 체계적인 시간적 여유와 시스템적?경제적 뒷받침이 있는 것은 분명 선진 의료로서 우리가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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