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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피츠버그 대학병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5-09

내용

연수를 갈 기회를 얻었다면, 그 다음 고민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하는 일일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무엇에 관심이 있느냐고, 그 다음으로는 그 관심 분야가 가장 활성화된 병원을 골라 접촉을 하는 것이다. 또는 우리 병원의 선생님들이 연수를 가 계신 곳이나, 예전에 연수를 다녀와 부탁드릴 수 있는 병원을 골라 갈 수도 있다. 나는 지도 교수님께서 연수하셨던 피츠버그 대학병원이 평소 관심 분야가 많이 활성화된 곳이라 제1순위로 꼽았다. 운이 좋게도 그곳 호흡기 파트의 과장님이 모국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시는 한국계 미국인이라서 쉽게 접촉하여 연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트레이닝 받는 기회
이렇게 갈 곳이 결정되고 나니, 그 다음은 가서 살 곳을 알아 봐야 하는 난감한 문제에 부딪혔다. 나중에 그곳에서 한 달간 있으면서 거의 모든 대학마다 한인 사이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한인 사이트에 들어가면 숙소에 대한 정보가 있어서 위치나 가격을 비교해 고를 수도 있고 현지 생활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루이틀 먼저 가서 짐을 풀고, 인근 지역을 다니며 익숙해지는 것이 연수 생활 적응에 좋을 듯하다.
나는 호흡기내과 중 중환자실 2주와 외래 2주를 참관하였다. 나 외에 다른 나라에서 온 참관자들도 많아 적응하기가 쉬웠다. 중환자실에서 다루는 기계나 환자를 치료하는 방식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병실이 많고 호흡기 교수님들의 수가 많아(거의 40~50명) 환자를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또한 1인 1실 개인 병실 앞마다 컴퓨터가 놓여져 있어 쉽게 컴퓨터를 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모두들 운동화를 신은 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시작하는 자유스러운 회진 분위기는 사뭇 우리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외래 2주 동안 참관을 하며 처음에는 방관자로 머물렀다. 그러나 점점 환자의 증상과 자료들을 같이 파악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정말 그곳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심한 가르침을 받았다. 환자에게 나를 소개할 때도 처음엔 ‘observer’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농담이나마 ‘supervisor’라고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임하는지가 중요하며, 관심을 보이는 만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라
이렇게 병원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열심히 참관하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든 초대에 응하였다. 왜냐면 “No”를 하려면 정중하게 영어로 거절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초청받은 곳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어울리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또한 근처 교회에서 사귀게 된 친구들과 지역 아트 페스티벌이나 스포츠 행사장에 가서 함께 즐기고 놀며 그곳 사람들의 문화를 더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한국에 와서 향수병이 생길 정도로 정이 듬뿍 들었다.
앞으로 연수를 갈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가급적 그곳의 동료 의사들과 친해질 것을 권하고 싶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고 방식과 개개인의 가치관을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나라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감을 얻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일 뿐이다. 이번 연수에서 나는 자신 있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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