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단축키 목록

맨 위로

현재 페이지 위치 : 교육인재개발실 > 교육수련 프로그램 > 수련 프로그램 > 레지던트 > 전공의 해외연수기

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Mayo Clinic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5-09

내용

나는 2007년 6월 한 달 동안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안과에 연수를 다녀왔다. 삼성서울병원 안과가 이미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visiting resident에 대한 협약이 있었기 때문에 연수 기관 선정 및 연락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메이요클리닉의 observership에 대한 규칙이 까다로와 반드시 J-1 visa를 받아야 했던 것이 다소 번거로웠다. 숙소 문제는 이전에 선배님들이 싸고 가까운 숙소를 추천해 주었고, 메이요클리닉 측에서도 같은 숙소를 추천해 주어 고민을 덜었다.
기초 연구든 임상이든 과학적인 근거하에 진행
떠나기 전에 한 달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을 해 보았다. 우선 임상적으로 어떤 것이 다르고 배울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보고자 하였고, 기초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어떤 방법으로 어떤 연구들을 시행하고 있는지 알아보아 나 스스로의 목표를 세우는 데 참고하고자 하였다. 그곳에서 나를 맞이한 많은 사람들이 우호적이긴 했으나, 각기 자기 일이 바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참여하지 않으면 얻을 것이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임상적인 면에서는 거의 비슷하였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다른 점들이 있었다. 수술 현미경에 장착할 수 있는 slit-lamp가 있었는데, vitreous strand를 확인하거나 DSEK에서의 double chamber 형성 여부를 보는 경우에 유용하게 쓰였다. 또 Foot pedal을 이용하여 slit beam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었다. 망막 수술을 할 때 쓰이는 wide viewing system은 수술자의 기호에 따라 contact lens를 쓸 수도 있고, non-contact lens system인 BIOM system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ring을 걸지 않아도 되고, 안구를 rotation하면서 먼 주변부까지 볼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한편 Trabectome을 사용하여 open-angle glaucoma 환자에게 outflow channel로서의 기능이 저하된 trabecular meshwork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고 있었다. 이 수술 후의 안압은 episcleral venous pressure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한정 낮아질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trabeculectomy를 하기 전에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수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방문한 아이오와 주립대학(Univ. of Iowa)과 NYEE에서도 같은 수술을 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ILM peeling을 할 때 필요 시 autologous blood을 사용하여 ILM을 staining을 하기도 했고, DSEK을 할 때 추가 비용을 주고 eyebank에서 미리 graft flap을 만들어 놓은 안구를 주문하여 편리하게 사용했다. 또 안구 기증 수가 많아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연구실에서는 매일 연구자들끼리 당직을 정해 그날 안구 기증을 하는 사망자가 생기면 사망 후 9시간 내에 기증 안구를 연구실로 가져와 실험을 하였다.
비싼 의료비와 검사 신뢰도의 문제점
아울러 AC-IOL의 사용을 늘 염두에 두고 AC-IOL의 power를 함께 계산했는데, 단독으로 또는 다른 수술과 함께 백내장 수술을 실시할 때 posterior chamber의 상태나 환자의 나이, 각막 상태, 시력 예후 등을 고려하여 사용했다. 아울러 모든 수술과 처치에서 5% povidone iodine을 안약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이밖에도 환자를 보면서 여러가지 질문과 토의를 하며 느낀 바가 많았지만 임상 전반에 걸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DSEK과 같은 최신 수술법이나 NVG에서의 Avastin의 사용, 또 AMD에서의 PDT, Avastin 등을 이용한 combination therapy나 다양한 녹내장 수술법 등 본원에서의 다양한 case에 대한 경험이 외래와 수술장에서 토의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반면 의료비가 너무 비싸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가끔 있었고, paramedical personnel 인력이 많기는 하였지만 그들이 측정하는 안압이 부정확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검사자가 질병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OCT 등의 검사를 실시하는 일도 있었다. Fluorescein angiography나 각종 사진들의 quality는 본원이 더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기초 연구를 하건 임상 진료를 하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molecular level까지 염두에 두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기초 연구가 활발한 위스콘신 주립대학
하루씩 짬을 내어 위스콘신 주립대학(Univ. of Wisconsin) 안과, 아이오와 주립대학 안과, 그리고 New York Eye and Ear Infirmary(NYEE)를 다녀왔다.
위스콘신 주립대학 안과는 Dr. Kaufman 과장이 NIH에서 가장 많은 fund를 받는 안과라고 자랑할 만큼 기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고, 진료실 내에 소아 환자 대기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원숭이의 ciliary muscle을 이용한 노안 연구나 aqueous humor dynamics에 대한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을 돌면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또 gene therapy에 대한 연구를 하는 Dr. Nickells를 소개받아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Dr. Nickells는 PhD.인데 현재 동물 실험 등에서 살아 있는 retinal ganglion cell을 detect하는 방법이 진정한 시기능을 지닌 cell을 detect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녹내장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쓴 리뷰 논문을 한번 읽어보라며 파일을 주기도 하였다. 또 유명한 neuro-ophthalmologist인 Dr. Levin의 lab에서 optic nerve crush animal model에서의 apoptotic cascade를 연구하는 모습도 참관했다. Iridectomized monkey eye의 ciliary muscle을 실시간으로 관찰, 촬영할 수 있는 goniovideography camera도 볼 수 있었다.
안과 명문 아이오와 주립대학과 New York Eye and Ear Infirmary
아이오와 주립대학 안과는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매년 발표하는 병원 평가에서 안과 부문 6위를 차지한 곳으로, 이곳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는 Dr. Kwon을 찾아갔다. Dr. Kwon과 Dr. Kuehn은 마침 내가 썼던 석사 논문과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어서 좀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glaucoma animal model을 만들 때 India ink 대신 ICG dye를 사용하면 complication이 적어질 수 있다든지, 안압계를 고정하는 틀을 만들어 놓으면 더 쉽고 정확하게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등의 정보를 얻었다. 또 gene transfer technique을 이용하면 neuroprotection 외에도 새로운 animal model 제작 등의 여러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것처럼 fresh human donor eye를 organ culture system에 넣어 실험하고 있었다.
외래에서 만난 Dr. Fingert는 스스로를 ‘gene hunter’라고 지칭하면서 각종 안과 질환과 관계된 gene들을 밝혀내는 연구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내장 분야의 대규모 연구 중 하나인 Ocular Hypertension Treatment Study에 참여한 환자들의 모든 blood sample들이 이곳에 모여 분석을 받는다고 하였다. 또 여러 개의 진료실이 있는 긴 복도가 4개나 있을 정도로 외래 규모가 컸다.
녹내장 교과서 저자로 유명한 Dr. Ritch나 망막 분야의 Dr. Yannuzzi 등이 있는 New York Eye and Ear Infirmary는 1820년에 설립되어 1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안과 병원으로 미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미국의 다른 곳과는 달리 하루에 50명에서 100명 가량의 많은 외래 환자를 진료했다. 또 약물, 레이저, 수술 기법, 유전 양상 등 여러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가장 활발히 시행하는 연구는 multifocal VEP, magnetoencephalography, functional MRI 등을 이용한 objective perimetry study와 ocular imaging study였다.
다양한 협진 체계 구축
한국에서의 임상 연구는 많은 수의 환자를 보고 수술을 한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으로, 아직까지는 비교적 환자의 의료비가 과하지 않고 연구 규제가 엄격하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안과에서도 병원 내 다른 과, 같은 대학교 내의 다른 과, 또는 다른 대학교의 여러 과들과 함께 연구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스콘신 주립대학과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경우 같은 area 안에 그 대학의 모든 과가 모여 있어서, 필요하면 서로 돕고 물어보며 연구할 수 있었다. 또 veterinary ophthalmologist가 안과 질환이 있는 동물을 제공해 주는 역할도 했다. NYEE에서는 컬럼비아대학과 연계하여 objective perimetry study를 수행하고,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는 예일대학 화학과와 연계하여 nanotechnology를 이용한 drug delivery를 연구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수많은 연구 분야가 있겠지만, 논문 한두 편으로 끝나는 연구가 아닌 가능한 한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 안과 외래 복도에는 Lee Allen이라는 사람이 그린 gonioscopic view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그린 그림인데도 선명하게 찍은 사진보다 더 명확하게 구조를 파악하게 한다. 이런 사람들의 깊이 있고 꾸준한 노력들이 모여서 학문이 발전하는 것이고,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능한 제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