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단축키 목록

맨 위로

현재 페이지 위치 : 교육인재개발실 > 교육수련 프로그램 > 수련 프로그램 > 레지던트 > 전공의 해외연수기

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Cedars-Sinai Medical Center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5-09

내용

4년간의 전공의 생활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매우 길고 유용한 시간일 수도 있다. 전공의 기간 중 의미 있었던 한 달이 언제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미국으로 전공의 해외 연수를 갔던 지난 7월을 얘기할 것이다. 전공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은 전공의들에게 의사로서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시야를 넓혀주는 기회로서, 타 병원 전공의들이 매우 부러워하는 우리 병원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모든 전공의가 이러한 경험을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선험자로서 해외 연수를 준비하는 방법과 한 달간 연수 생활을 겪으며 느낀 점들에 정리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식 분야 명문 병원에서 연수를 계획
내가 다녀온 Cedars-Sinai Medical Center는 베벌리힐즈 인근에 있는 private hospital로 설립한 지 100년이 넘는 곳이다. 미국 내에서도 임상 및 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병원 중 하나로 손꼽히며 병원 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Medical Center는 여러 부속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그중 comprehensive transplantation center에서 한 달간 연수 생활을 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이식 수술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곳으로, 이식 수술 외에 간담췌 분야의 수술도 이루어졌다. 나는 처음에 센터 결정 및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는데,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평소에 관심을 두었던 이식 분야 쪽으로 연수를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우리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 Comprehensive Transplantation Center의 Dr. Klein을 통해서 허가를 받아냈다. 센터를 결정한 후 한 달 동안 머물 숙소는 인터넷을 통해 sublet을 구하였다. sublet이란 자신이 임대해서 살고 있는 집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임대해 주는 형식이다. 내가 구했던 곳은 UCLA 기혼자 아파트로 병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했는데, 한 달 동안 집주인인 한국인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였다. 룸메이트는 UCLA에서 엔지니어링 박사과정에 있는 사람으로 결혼해서 아이가 둘이나 있었다. 나머지 가족들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가게 되어서 남는 방을 sublet을 놓게 되었는데, 미국에 처음 간 나에게는 룸메이트가 정말 큰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간략하게 연수 준비를 마친 후 LA행 비행기에 올라 본격적으로 한 달간의 연수 생활을 시작했다.
여유 있는 진료 방식에 공감
해외 연수를 가게 되면 전공의들은 진료에 참여하기보다는 진료를 관찰하는 입장에 선다. 외래나 회진 시에 함께 동참하면서 환자들을 어떻게 진료하고 치료하는지 관찰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진료 현실과 가장 다른 점은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시간에 쫓기면서 진료를 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의 진료는 환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의료진 간에도 활발한 토론 및 토의를 거쳐서 치료의 방향을 결정했다. 회진 시에도 의료진들끼리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으며, 환자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놓으며 충분한 토의를 거쳤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서로 모르고 있던 부분들을 짚고 넘어갔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한국에 돌아가면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환자들을 대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또한 병원 규모가 상당히 큰데도 병상 수가 700~800병상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병실이 모두 1인실로 구성되어 환자들의 사생활이나 비밀이 철저하게 보장되었다. 이러한 의료 환경이 상당히 부럽게 느껴졌다. 우리나라도 의료 제도와 구조를 개선하면 이같은 의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보았다. 그런 한편으로 미국의 선진 의료와 우리나라의 의료를 비교해 볼 때 결코 이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하고 마음 뿌듯하기도 했다.
남을 배려하는 문화 의식 본받아야
해외 연수는 관심 분야의 선진 기술과 의료 수준을 접해보는 것과 함께,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빡빡한 생활과는 달리 해외 연수 기간은 비교적 여유로운 일상을 보낸다. 특히 주말에는 많은 문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나는 숙소와 병원 간에 거리가 있어서 한 달간 차를 렌트하여 생활했는데, 운전을 하면서 이들의 질서 의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시할 만한 교통 법규들을 철저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모르는 사람에게도 밝게 인사하는 친절함을 대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기부 문화는 정말 본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해외 연수를 통해 영어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아무리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해도 그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개인의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해외 연수의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영어 실력임을 느꼈다. 이밖에도 많은 것을 보고 느꼈는데, 결국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오는 법이다. 앞으로 연수를 가게 될 전공의들에게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극적인 자세가 더욱 알찬 연수 생활을 만든다는 당부를 해주고 싶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