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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Johns Hopkins University Hospital (Baltimore, MD, US)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7-04

내용

무제 문서
전공의 해외 연수 준비하기
전공의 해외연수. 아마도 내가 정신과 1년차였을 때 첫 신청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선배 전공의 선생님들이 해외연수 신청 서류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했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때 까지는 내가 해외 연수를 가게 될 줄은 정말로 몰랐던 것 같다. 3년차가 되어서야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전에 내가 부러워했던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여러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 주셨다. 결국 연수 교육이 현실화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연수교육 신청 시기에서부터 언제 어느 병원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준비를 했었다. 원래부터 나는 Johns Hopkins 대학 병원에 관심이 많았다. 그곳은 정신과 영역과 정신보건 영역 모두에서 굉장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한국인 정신과 교수님이 계신다. 그 교수님께서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진료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을 방문하신 적이 있으셨고, 본원 정신과에서 이를 흔쾌히 허락하여 이동수 교수님, 홍경수 교수님과 함께 환자를 본 경험이 있으시다고 한다. 그 교수님께서 전공의 해외연수를 받아주시겠다고 흔쾌히 연락을 주셨고, invitation latter까지 보내 주셨다. 운이 좋았다. 내가 그토록가고 싶었던 병원에 가는 것이 이렇게 쉽게 이뤄질 줄은 정말 몰랐다. 살 집도 또한 굉장히 운 좋게도 쉽게 구해졌다. 본원 소화기내과 교수님께서 아는 지인(Johns Hopkins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시는 한국인)을 소개해 주셨고, 그분께서 자신의 집에서 살도록 허락해주셨다. 결국 집과 병원 모두 나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으로 준비가 되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환경이 안정적이라고 느낄 때, 가장 에너지 넘치게 활동을 하게 된다. 처음 경험하는 외국 생활이며, Baltimore라는 도시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사전 정보까지 있어 굉장히 위축될 수 도 있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내 주변 환경이 나에게 강한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에, 전혀 위축되지 않고 활동적으로 병원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존스홉킨스에서 나의 하루
내 스케줄은, 오전에는 주로 보호병동 회진에 참여하며 환자를 함께 보는 것이었고, 오후에는 미국 레지던트들과 함께 외래와 관련된 강의, 세미나,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정신과라는 과의 특성상 환자를 직접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한 연수 등으로 온 사람들에게는 사실 보호병동이 잘 개방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를 초대해주신 선생님께서 내가 머무르는 동안 보호병동을 맡고 계셨기에, 나는 쉽게 보호병동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일년에 딸 한달만을 보호병동에서 일을 한다고 하시는데, 역시 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주치의, 간호사, 의과대학 학생, 교수님 그리고 나 이렇게 모여 환자에 대해 의논을 먼저 하고 나서 회진을 돌기 시작 했다. 그리고 회진을 다 돌고 나서는 환자에 대해 모여서 의논하는 시간이 2~3시간 정도 지속 되었다. 이 때에는 의사, 간호사 뿐 아니라 병동사회복지사, 사례관리자까지도 포함되어 회의가 진행이 되었다. 회의 분위기는 전혀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진행이 되었다. 누구라도 환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분위기 자체가 한국에서의 경험과 사뭇 달라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으로 기억이 된다.
오후에는 주로는 PGY3와 함께 생활을 했다. 불안장애 클리닉, 정동장애 클리닉, 성의학 클리닉, 정신치료 클리닉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강의와 세미나에 함께 했었다. 신기한 것은 어느 클리닉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나에 대해서 소개를 하면 “welcome”으로 맞아준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좋게 느껴졌던 부분은, 지도 전문의 선생님이 많이 계셔서, 세미나 할 때 전공의와 지도전문의 선생님들의 숫자가 거의 동일했다는 것이었다. 워낙에 자유롭고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교육이 진행이 되고, 워낙에 선생님들의 숫자가 많다 보니, 이야기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또한 몇몇 세미나에서는 환자들이 직접 나와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정신상태 검사 결과에 대해서 묘사를 하다 보니, 증상학적으로 구체적으로 배울 수도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얻었던 큰 수확 중 하나는 연구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재미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연수 기간 중에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주관하는 학회가 있어 참석 하기도 하고, Johns Hopkins 대학병원 정신과 내 각종 연구자 발표 모임에도 참여하고 하면서 얻게 된 수확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PGY3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 것도 나에게 있어서 큰 수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그들과 어느 정도 친해지면서 부터는, 그들의 방에서 이야기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되지도 않는 영어로 더듬더듬 이야기 하느라 나름대로 힘겹기도 했지만,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그들이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직접 보고 하면서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후배들에게 “될 수 있는한 많은 것을 접하라”
개인적으로는 “성장”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나를 깨어가면서 성장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겪고, 경험 하면서 나에 대해 생각하고 나의 틀을 깨는 것이 필수적인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해외 연수는 나에게는 큰 경험이었던 것 같다. 다른 시스템 속에서 살면서 내 일상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기에… 그동안 병원 내에서 전공의로 살았던 내 모습을 돌아볼 수도 있었고, 또한 앞날에 대해서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게도 된 것 같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앞으로 가게 될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위축되지 말고 많은 것들을 접하라”는 말이다. 자신이 활동을 하는 만큼 딱 그만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준비에 대해서도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알아보고 찾아보다 보면, 본인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에 대해서도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세상에서 영어가 가장 싫다고 부르짖던 나였기에 영어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가보니 영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영어는 그냥 소통을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좋은 기회를 허락한 삼성서울병원에 감사를 드린다. 또한 준비부터 시작해서 돌아올 때 까지 여러모로 도와주신 홍경수 선생님, 이동수 선생님 이하 모든 정신과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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