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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해외연수기

글 내용
제목 일본 후쿠오카 규슈 대학 부속병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10-16

내용

 
일본 후쿠오카 규슈 대학 부속병원


일상적이고 나태했던 전공의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준 해외연수

의대 재학시절의 나를 어렴풋이 반추해보면, 다양한 임상 의학 과목의 암기와 시험의 반복에 치이면서도 기초 의학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방학 중 면역학 교실에 자원하여 실험실에서 더위와 씨름하던 열정적인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당시에는 가설을 세운 후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실험과정을 고안하고 직접 실행하여 결과를 도출하고 그에 따라 이론으로의 정립 여부를 결정하는 단순 명료한 과정에 매우 흥미로워 보였고, 열병을 앓듯 다들 기피하는 기초 의학을 전공해야겠다는 정체 모를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결국은 기존 연구 결과에 의해 형성되고 견고화된 의학적 지식을 실제적으로 환자에 적용하여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이 과정에서 환자 각각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의학적 지식의 변형이 필요한 역동적인 측면에 이끌려 임상 의학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듯 바쁜 전공의 과정에서도 기초 연구에 대한 열정은 문득 문득 고개를 내밀었던 것이 사실이다. 너무나 일상적이 되어버린 전공의 생활에 안주해 있던 나에게, 교수님들께서 추천해 주신 전공의 해외 연수 지원은 어쩌면 나태해진 나를 추스르고 학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충만해 있던 이전의 나로 되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일본 후쿠오카 규슈대학 부속병원에서 연수

여러 관계자 분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나지만 운이 좋게도 비뇨기과에서는 2번째로 해외 연수라는 매우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 후, 처음에는 비뇨기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미국에 위치한 Mayo clinic에 연수 기회를 지원하였으나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듣고 연수 기관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침 최한용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일본 비뇨기과학회장이자 비뇨기종양 분야와 기초 연구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Dr. Naito 선생님이 계신 일본 후쿠오카의 규슈 대학 부속병원을 추천해주였고, Dr. Naito 선생님께서도 흔쾌히 연수를 허락해주셔서 임상 분야와 기초 의학이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매우 근접해 있다는 친근감과, 일본어가 불가능하여 현지 일본인들과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언어와 관련된 부담감을 동시에 안고 2009년 8월 31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진1

일본에 처음 방문하는 나를 위해 방문 병원 측에서 병원 근처의 유료 원룸 숙박시설을 알선해주셔서 1달 약 9만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주거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고, 도착 당일 Dr. Tatsugami 선생님께서 직접 후쿠오카 공항부터 병원까지 pick-up을 해 주셔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뇨기종양학과 배뇨장애 분야를 담당하고 계신 Tatsukami 선생님은 미국 MSKCC 연수 과정 중 면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신 후 특히 현재 전이성 신장암의 표적 치료에 대한 여러 multi-center world clinical study의 일본 담당자로 활발한 임상 활동을 하고 계셨고, 병원으로 처음 이동하는 도중 비뇨기 종양 분야의 research에 관심이 있던 나와 연수기관으로 선택하게 된 과정과 나의 관심 분야 등에 관해 서투른 영어 질문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최대한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려 애쓰시는 모습 덕택에 한결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사진2

1903년 4월 교토 제국대학의 후쿠오카 의과대학으로 처음 건립된 규슈 의과대학은 도쿄대와 교토대에 이어 일본에서 3번째로 설립된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의대로서 기초 연구 분야와 임상 의학 분야에서 활발한 학문적 업적을 배출하고 있다. 현재의 규수대학병원은 2003년 10월 medical hospital과 dental hospital, medical institute of bioregulation (MIB) hospital을 통합한 형태로 각각 2001년과 2006년, 2009년에 완공되어 41개의 clinic과 1415 병상을 운영하고 있었다. 내가 방문하였던 9월 당시 새로운 병원 건물 옆에 아직 새로운 건물로 이전되지 않은 기존의 오래된 외래 진료동과 기초 연구동 건물이 나란이 위치된 양상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듯한 색다른 인상을 주었고, 병원 뒤쪽에 위치한 최신 실험 기자재들과 시설이 구비된 kyushu medical research station (MRS)는 임상과 기초 연구 활동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규슈 병원의 특색을 반영하고 있었다.
비뇨기과에는 교수 2분, 부교수 2분, 조교수 5분, 전공의 6명이 임상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비뇨기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현재는 비뇨기과 research 분야에서 활동하는 Dr Shiota와 Kajioka, 그리고 Indonesia에서 비뇨기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neuro-urology research 박사 과정 중에 있는 Nouval Shahab, 그리고 이들을 도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3명의 research assistant 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conference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장 인상적
 

사진3

방문 첫주에는 주로 임상 활동 분야를 observation 하였는데, 일주일 중 월, 수, 금 3일간 오전과 오후에 걸쳐 수술이 이루어졌고, 월요일 오후에는 staff 진들이 본인의 외래진료과정 중 decision making 하기 어려운 환자들에 대해 presentation 후 타의료진과 토의하면서 조언을 구하는 “conference for outpatients”, 화요일 오전에는 병리과와 영상의학과 의사가 함께 참여하여 최근 수술한 환자들의 pathology와 imaging review를 통해 함께 공부하는 pathology conference와 Dr. Naito 과장님 하의 Grand-round(대회진)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목요일 오전의 operation conference에서는 다음주 수술 예정인 환자에 대해 집도 예정인 교수가 환자에 대한 presentation 시행 후 향후 수술 방법에 관해 토의를 시행하였다.
각각의 conference 마지막에는 현재 개개인 입원 환자들의 입원 후부터 진행 상황과 현재 상태에 대해 담당 전공의가 간단하게 presentation 하는 과정이 추가되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Conference에서 환자에 대해 교수와 전공의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이었다.
규슈 병원에서도 현재 EMR이 도입되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었는데, conference와 EMR chart가 모두 일본어로 진행되어 모두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Tatsugami 선생님께서 영어로 간단히 환자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수술은 주로 비뇨기 종양에 대한 여러 수술과 함께 PNL 등의 stone surgery, BPH 등에 대한 laser operation 등이 시행되고 있었고, 수술 시행 건수는 5 case/ day 정도로 우리 병원과 비교하였을 때 적은 편이었다. 처음 observation 하게 된 수술은 Palpable mass로 발견된 오른쪽 신장에 발생한 약 20cm mucinous cystic huge mass였는데, 집도의 선생님께서 환자 positioning 과정부터 입실하셔서 전공의 들과 함께 준비하고 옆에서 assist 역할을 하면서 치프 레지던트가 집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시는 모습이 수련 과정에 있는 나에게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본원에서 볼 수 없었던 Ligasure 등의  수술 기구와 교과서로만 접했던 transperineal prostate biopsy와 brachytheraphy도 직접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소중한 임상 경험이 되었다.

Translational research 참관

방문 2주차부터는 평소 체험하고 싶었던 translational research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는데, 한달이라는 과정의 시간적 한계 때문에 새로운 연구 주제를 정하여 실험을 해 보기는 어려워 현재 비뇨기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molecular biology를 대학원에서 전공하면서 uro-oncology의 translational research 분야에서 활동중인 Dr. Shiota 및 그의 assistant인 Kamori 연구원과 함께 그들의 연구 과정을 참관하였다.

사진4

Dr. Shiota는 kidney, bladder, prostate 등의 cancer cell line을 이용하여 치료법의 개발의 target이 될 수 있는 변화된 protein expression 변화 양상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한 연구는 Twist1 이라는 transcription factor의 overexpression으로 androgen receptor가 역시 overexpression 되고 이것이 castration resistant prostate cancer의 한 mechanism이 되어 향후 CRPC의 치료의 한 target이 될 수 있다는 연구였다. 이와 함께 의대재학 시절에 잠깐 보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transfection, transformation, bacterial culture, electrophoresis, western blotting, PCR 등의 기본적인 research technique 들을 직접 시행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잘 기억나지 않는 분자 생물학적 지식들을 찾기 위해 책들을 다시 뒤적이면서 학문적으로 열정이 있던 학생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색다른 경험이었고, 앞으로 research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임상 지식에 길들여져 있던 나에게 새로운 지식의 충격과 함께 다시 한번 나를 다잡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부족한 영어실력이지만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하여 실험 technique 들을 직접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후쿠오카의 명소 관광과 일본 라멘도 맛볼 수 있게 guide 역할을 해준 Kamori 연구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해외 연수는 성찰의 기간이자 새로운 전환점

한달이라는 기간은 어쩌면 짧고 어쩌면 긴 시간이다. 임상 전공의 과정은 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수련의 연속으로 이러한 과정의 특성으로 인해자신이 이전에 갖고 있는 의학적 신념이라든지 학문에 대한 열정 등을 잊고 타성에 젖기 쉬운 기간이기도 하다. 본원에서 제공해준 해외 연수 기회는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간이자 하나의 새로운 전환전임 되어주었으며, 그동안 얼마나 내가 우물안의 개구리로 근시안적인 의사 생활을 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다시 한번 연수가 가능하도록  여러모로 배려해 준 교수님들과 동료 전공의들, 병원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리며, 향후 미래의 연수 전공의들에게는 준비한 만큼 얻고 온다는 당부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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