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질문하기

구미현(사회복지사)

어느덧 당뇨소식지가 300호를 맞이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발간되는 소식지가 300호가 되기까지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듯이 우리 당뇨인분들도 그동안 건강 관리를 위해 열심히 달려오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당뇨소식지가 우리 당뇨인분들이 건강을 관리하는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의지가 되는, 페이스메이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불친절한 말을 하거나 불공정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그냥 가만히 듣고 지나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상대방이 불편한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그 감정을 표현하고 크게 화를 내는 편인가요? 불편한 말을 듣자마자 바로 나의 감정에 대해 내뱉어 버리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 자리를 떠나고 한참 뒤에야 적절한 대답이 떠오르는 편인가요?
나의 잘못이 아닌 일에 누군가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고 비난을 한다면 공격적으로 맞대응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이해할만한 것이지만 나중에는 그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나의 기분 나쁜 감정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서로 적대적인 분위기만 고조되기 때문입니다.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면 결국 더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anger(분노)에 한 글자만 더하면 danger(위험)가 된다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분노의 감정은 신중히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큰 위험이 생기기 전에 분노의 감정은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목표를 세워봅시다. 언어적 공격을 받았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생각하는 여유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여 반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감적인 질문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떻게 하면 먼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화가 났다면 그건 사실 당신 입장에서만 상황을 바라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떨까?’,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십시오. 이 질문은 즉각적으로 적의를 없애줄 만큼 강력합니다.
상대의 행동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공감의 질문을 통해 그 행동을 최소한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한 행동이 나왔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용서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상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불편한 마음을 곧이곧대로 전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잠깐 상대의 입장을 헤아린 뒤 이야기를 나눠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야 나의 혈당도 몸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 참조: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샘 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