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치매

박소영(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식습관, 과체중, 운동량과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뿐 아니라, 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유병률 역시 계속 상승하여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는 7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치매 유병율은 10%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치매치료제들이 질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뇨인에게 있어서도 치매의 위험인자를 제대로 알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적절한 혈당 관리 및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을 하던 사람이 다양한 이유에 의해 뇌의 인지기능이 손상되어 더 이상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임상 증후군입니다.
치매의 종류는 그 원인에 따라 분류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매가 70%, 혈관성 치매가 15~20% 정도 차지하며, 그 외 루이체/파킨슨병 치매, 알코올성 치매, 전두엽 치매 등이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제2형 당뇨병 및 그와 관련된 이상소견들이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을 갖고 있는 환자는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도가 2~3배 높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손상으로 발생하는 치매입니다.
당뇨병과 관련된 대사질환들은 죽상경화성 병변을 발생시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뇌조직이 손상되면 뇌기능이 저하되어 치매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금연, 절주 등을 생활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을 갖고 있는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1.5배~2배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슐린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과 타우 단백의 과인산화를 일으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당뇨병은 산화적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결국 세포조직에서 최종당화산물이 증가되고, 이는 미세혈관합병증을 일으키고 아밀로이드 축적이나 신경섬유농축제의 증가를 일으켜 치매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이 치매의 발생 및 진행의 억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우리가 치매를 예방하는데 있어서 해야 할 것은 혈관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적절히 치료하며, 당뇨인이 갖고 있는 대사상태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물론 혈당조절에서 심한 저혈당은 피해야 합니다.

당뇨인이 치매를 예방 하려면…

  1. 적절한 혈당조절이 중요합니다.
    너무 엄격히 혈당을 조절하는 것은 저혈당의 위험성이 있으며, 반복적인 저혈당은 뇌병증을 일으켜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혈당의 발생을 우려해서 혈당조절의 목표를 너무 지나치게 높게 유지해서는 안됩니다. 저혈당을 피할 수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혈당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혈당변동성이 치매의 위험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혈당은 정상적으로 음식섭취를 포함한 여러 요인에 의해 계속 변화하는데 당뇨병 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그 변화의 폭이 커지게 됩니다. 혈당 변동성은 당뇨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위험요인이므로 당화혈색소를 정상 수치로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조절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2. 동반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3. 규칙적인 운동은 뇌 혈액순환을 촉진하 여 뇌기능 개선 및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4. 흡연과 과음은 뇌혈관질환 및 치매의 발생을 높일 수 있습니다.
  5. 일기쓰기, 가계부 쓰기, 그림 그리기, 새로운 것 배우기 등 과 같은 활발한 두뇌 활동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6. 적극적인 사회활동 및 친목 모임은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우울증과 외로움으로 부터 멀어지게 하여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