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 완치가 불가능한 전이성 간암 환자의 희망동행,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 간암 양성자치료
수술과 완치가 불가능한 전이성 간암 환자의 희망동행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고선량의 방사선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어깨 뼈에 전이된 종양이 자라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와
여러 소견을 종합해봤을 때 방사선에 저항이 있는 간암으로 판단됩니다.
이 상황에서 또 다시 고선량의 X-선 치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얼마 전부터 다시 극심해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이 50대의 남성은 어깨로 전이된 종양이 기존 방사선치료(X-선)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비보를 접했습니다.
간암 진단 이후 폐와 목, 어깨뼈로의 전이. 이미 어깨뼈의 경우 고선량의 방사선치료를 한 차례 시행한 뒤였습니다. 환자는 낙담했고, 의료진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기존 방법인 X-선으로 추가 방사선치료를 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었습니다. 수술 역시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어깨뼈를 들어내면 그에 따른 수술 부작용이 생길 것이었고, 무엇보다 종양으로 인한 어깨 통증이 극심한 상태여서 치료가 시급했습니다.”
의료진들은 유일한 대안으로 양성자치료에 뜻을 모았습니다. 고선량의 방사능을 투여하되 주변 조직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양성자치료가 최선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통증을 호소하던 이 중년의 남성은 10차례 양성자치료를 시행했고 이로 인해 통증 조절이 되기 시작했으며, 통증 완화 뿐만 아니라 종양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간암 진단 후 5차례의 색전술과 2차례의 고주파 열치료,
그리고 폐와 목·어깨뼈로의 전이
부산에 거주하던 이 50대 남성이 간암 진단을 받은 것은 2012년 9월.
약 20년 전부터 B형 간염 보균 상태로 지내오다가 간섬유화와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발견된 종양의 크기는 2.7cm에 이르렀습니다. 이 남성은 진단 직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했고, 곧바로 간에 발생한 종양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는 암이 더 자라지 않도록 방사선치료를 시행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간에 종양이 발생해 5차례의 경동맥 색전술과 2차례의 고주파 열치료를 받으며 종양 치료를 해왔습니다.
그러던 2015년 9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이 남성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간에서부터 폐와 목뼈(경추척추), 어깨뼈(견갑골)에 종양이 전이된 것이었습니다.
우선 폐에 생긴 종양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이된 부분을 절제한 후 추가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암제를 복용하며 종양 치료를 계속해 나갔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추척추의 경우 종양 제거 수술과 2차례의 방사선치료를 시행했고, 어깨로 전이된 종양에 대해서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했습니다.
▲어깨 전이 종양에 대한 X-선 치료, 빨간 실선이 실제 방사선이 조사된 영역, 파란 실선까지 방사선 확산 (타 병원 제공)
이 힘겨운 치료를 견뎌냈지만 2016년 4월, 다시 그에게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던 어깨뼈의 종양이 재발하고만 것입니다. 오히려 종양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환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어깨 통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 길로 다시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을 찾았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본 의료진 역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술 뿐만 아니라 기존에 시행한 고식적 방사선 치료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최선의 치료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방사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종양,
양성자치료로 답을 찾다.
소화기내과, 이식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각 과의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환자의 치료방법을 논의한 끝에 어깨뼈 전이에 대해 양성자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 X-선으로 행하는 방사선치료 후에도 종양이 자라는 것으로 관찰되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기존보다 더 많은 양의 방사선 투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분의 경우 이미 한 차례 고선량의 방사선치료를 시행했기 때문에, 다시 고선량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주변 정상 조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컸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학제 회의를 통해 기존 X선 치료 대신 양성자치료를 선택했습니다.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집중 조사하는 양성자치료가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 교수
그렇게 의료진에 권고에 따라 환자는 양성자치료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이전부터 인터넷과 외래 통해 양성자치료에 대한 장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교수님들도 전에 시행한 X-선 치료보다 효능이 나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고,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양성자치료에 대한 신뢰가 생겼고, 무엇보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치료가 양성자치료 외에는 없으니, 이 치료를 통해 어깨 통증만이라도 완화되길 기대하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 환자 인터뷰 中
▲전이된 견갑골 종양 치료를 위한 양성자치료 플랜
▲(左) 기존 방사선 조사 범위 (빨간색 실선), (右) 양성자 조사 범위 (노란색 실선) /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영향을 받지 않는 정상조직 범위 (하얀색 화살표 부분)
그렇게 총 10차례의 양성자치료를 무사히 마친 이 중년의 남성은 부산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기존 치료법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전이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
2016년 5월 정식 개소 이후 암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양성자치료센터. 실제 간암, 소아뇌종양, 두경부암, 척색종 등 각 암종별로 양성자치료가 활발히 시행 되고 있으며, 기존 수술 및 방사선을 통한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의 치료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간암의 경우 간 절제술, 고주파 열치료, 경동맥 색전술 등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간기능의 저하로 인해 뚜렷한 치료방법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양성자치료를 통해 간기능을 보존하면서 고선량의 방사능 투여가 가능해 기존 표준치료인 열치료와 색전술에 버금갈 정도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위 환자의 사례처럼 종양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수술 및 일반 X-선으로 시행하는 방사선치료가 어려울 경우 양성자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전이 속도를 완화시키는 대안이 되어 줄 예정입니다.
▲양성자치료센터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 교수
치료를 총괄한 양성자치료센터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 교수는,
“이 환자분의 경우 양성자치료의 1차 목표는 종양으로 인한 통증 및 생활의 불편 감소였습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어깨 통증이 심한 상황에서 수술도 어렵고, 다른 치료도 전혀 시행할 수 없는 그야말로 양성자치료가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성자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더불어 2차적으로는 종양이 더 자라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로서 양성자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며, 기존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종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약 한 달 뒤, 이 환자는 양성자치료 결과 확인을 위해 병원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희망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