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어르신 영양] 나이가 들수록 짜게 먹는 이유!
“소싯적엔 내가 한 요리 하는 걸로 우리 동네에서 유명했지. 그땐 맛을 안 봐도 간이 척척 맞았는데 요샌 아들 며느리가 음식을 짜게 한다고 타박을 준다니까. 내가 먹기엔 삼삼하니 괜찮은데 말이지. 나이 들면 입맛이 변한다는 게 맞는 말 인 가봐.”
68세 정OO 어르신의 고민. 명절을 지내러 온 자녀들에게 음식을 점점 짜게 한다는 타박을 들어 자존심이 상한 어르신은 궁금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입맛이 변한다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요?
아래 그림은 연령 및 성별에 따른 네 가지 맛(짠맛, 단맛, 신맛, 쓴맛)에 대한 인지를 실험한 결과인데, 19~33세 남성/여성보다 60~75세 남성/여성이 더 높은 농도에서 맛을 느끼는 것으로 보아 맛에 대한 감각이 더 저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미각기능이 저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화로 인한 신체적인 변화 이외에 약물사용(21.7%), 아연 결핍(14.5%), 구강질환(7.4%), 전신질환(6.4%) 등을 미각변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원인을 살펴보세요.
짠맛에 대한 인지는 소금섭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혈압 및 혈액량 조절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80대 남성과 70세 이상 여성에서 짠맛에 대한 역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 염분섭취를 조심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정상혈압 환자에 비해 짠맛에 대한 역치가 더 높아 짠맛에 대한 감각이 더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짠맛에 대한 감각이 저하될 경우 소금 사용량이 많아지고 짠 음식을 선호하게 되어 다음과 같은 건강상의 위험을 불러옵니다.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고혈압 발생을 높이고 고혈압 환자의 저염식 실천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높입니다.
제 2형 당뇨병이나 미세알부민뇨가 있는 환자의 경우 과도한 염분섭취로 인해 혈압과 사구체 여과압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한 알부민뇨 악화 및 인슐린저항성의 증가로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골다공증 위험을 높입니다.
체내에서 나트륨이 빠져나갈 때 칼슘이 같이 빠져나가기도 하므로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집니다.암 발생을 높입니다.
짠맛에 대한 인지가 저하된 사람은 위암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단맛에 대한 인지
단맛을 즐기는 경우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결과적으로 칼로리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르신은 젊은 사람에 비해 단맛에 대한 인지가 저하되어 단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설탕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단 음식과 음료를 자주 섭취하게 되어 다음과 같은 건강상의 위험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의 고혈당 발생위험을 높입니다.
정상혈압인 사람의 고혈압 발생위험을 높이고, 고혈압인 사람의 혈압을 증가시킵니다.
단맛이 나는 음료와 혈압 간의 연관성이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으므로, 과도한 당분섭취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과체중, 비만, 대사질환, 심혈관 질환 위험률을 높입니다.
신맛에 대한 인지
쓴맛에 대한 인지
쓴맛에 대한 인지는 상한 음식이나 몸에 해로운 음식을 가려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인간이 쓴맛을 싫어하는 경향은 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않기 위해 진화되어온 인간의 적응기전 중의 하나로 보기도 합니다. 쓴맛에 대한 역치는 남녀모두 80대에서 가장 높고, 흡연자일 경우 역치가 더 높다고 합니다. 쓴맛에 대한 인지가 저하될 경우, 상한 음식이나 독성 물질을 잘 가려내지 못하게 되므로 이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각기능의 변화는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이 있는 분들이라면 미각 변화에 조금 더 신경 쓰셔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잃어버린 미각을 되찾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